우여곡절 끝에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수 많은 채용 플랫폼들을 기웃거리며 내게 맞는 직무는 지원을 했다. 수 많은 공고들 중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많이 없었다. 나름 내 분야에 대한 자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공고들을 보니 내가 한 없이 작아보였다. 내가 좋아서 한 일이었고, 꾸준히 노력해왔다 생각했지만 남아있는건 한탄 뿐이었다. 내가 그대로인지, 사회가 그대로인지.
짧은 생각을 뒤로하고 현실로 돌아왔다. 불과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때만 해도 미친듯 뿜어져 나왔던 열의는 이미 사라졌다. 취업이 목표가 된 지금,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니 망망대 해 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푹 늘어질 수 밖에 없었다. 기껏해야 공고 조회 버튼을 눌러 적합한 곳에 지원하는게 최대 하루일과 였다. 이렇게는 안되겠다 생각해 단순히 몸을 일으켰다. 의자에 앉아 못 다 들은 강의를 보기 시작했다. 물론 작업은 재밌다. 좋아서 하는 일이고 내가 모르는 것을 배우는 건 즐겁다. 하지만 가슴 깊히 깔려있는 무언가가 자꾸만 나를 방해했다. 나를 늘어지게 하고 무엇이든 하기 싫게 만들었다. 이런 생활을 몇일 째 이어가던 날, 나는 원인이 목표에 있음을 깨달았다.
목표가 문제다. 프리랜서 활동을 했을 때만해도 내 작업물을 보여줘야 팔리니 꾸준히 작업했다. 하지만 취업이 목표가 된 지금,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후 늘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저 연락 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초점을 잠깐 틀기로 했다. 목표가 아니라 꿈으로 말이다. 취업은 단순히 내 꿈으로 향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다. 나는 지금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마음 속으로 되내이고, 자주 볼 수 있도록 적어 놓았다. 짧게 떠오른 생각이었지만, 마음이 편해졌다.
당장 급한건 사실이다. 금전적 문제가 크니까. 하지만 꿈을 생각해 행동해야 한다. 내가 더 원하는 삶,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불안감을 떨치고 노력할 수 있는 날이 찾아오길 바란다. 이왕이면 빨리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