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힘든 뇌과학적 이유 (운동의 뇌과학 1장 요약)
뇌는 게으름을 좋아한다.
운동을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금세 하기 싫어지곤 한다. 첫 번째 이유는 뇌가 게으르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검소하다고 볼 수 있다. 뇌는 모든 운동을 불필요한 에너지 지출로 생각한다. 뇌는 우리가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을 때만, 즉 맹수를 만나 도망가야 하는 극단적 상황에서만 운동하기를 원한다.
원시 시대에는 살기 위해서 무조건 몸을 움직여야 했다. 하지만 현대인은 그렇지 않고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환경에 있다. 선사시대 인류는 사냥에 다시 나서기 위해 지친 몸을 회복해야 했다. 그래서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생활이 일상이었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운동은 우리 몸이 현 상태를 유지하려는 항상성을 깨는 스트레스 요인이다. 운동의 고통은 분명 스트레스를 가져오지만, 뇌가 그 역경을 견디면 신체를 강화시킨다.
딱 맞는 운동 강도를 찾는 법
너무 힘든 운동은 우리를 알로스타틱 부하(allostatic load)의 영역으로 밀어 넣어 오히려 몸을 망가뜨린다. 반면 너무 쉬운 운동은 몸을 강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알로스타시스를 주지 못하고, 아무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때문에 최적의 성장을 위해 딱 맞는 강도로 운동해야 한다.
나에게 딱 맞는 운동 강도는 젖산 역치 상태나 그보다 살짝 더 힘든 상태다.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나의 젖산 역치를 추정할 수 있다. 먼저 운동을 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으라. 지금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젖산 역치 아래에 있다. 이후 강도를 높이고 다시 자문하라. 지금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답이 아니오라면 그때의 운동 강도는 젖산 역치보다 더 높을 가능성이 크다.
일단 즐거워야 한다
운동에 대한 각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뜻하는 운동 자각도(RPE, Rating of Perceived Exertion)라는 개념이 있다. 젖산이 축적되면 운동 자각도가 상승한다. 젖산 역치에 이르렀을 때 운동 자각도는 보통 14점이다.
젖산 역치 수준 이상으로 운동을 하면 어느 순간 젖산이 생산되는 속도가 제거되는 속도를 능가한다. 이후부터 젖산이 축적된다.
다행인 점은 우리가 운동을 꾸준히 함으로써 젖산 역치를 이전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운동을 하면서 익숙해지면, 나중에는 조금 더 높은 강도로 운동을 해도 전보다 덜 힘들어진다.
운동은 다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체력을 키우기 위한 당신만의 여정이다. 때문에 운동 강도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딱 맞는’듯한 느낌은 개개인의 젖산 역치에 좌우되기에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운동은 멘탈의 버팀목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오고,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 강인해진다. 동시에 마음에는 낙관주의가 서서히 싹을 틔운다. 이는 운동이 뇌에 공급하는 뇌유래신경영양인자(BNDF, 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덕분이다. BDNF는 뇌의 비료 같은 존재로, 스트레스 반응을 무마시키는 뇌세포를 비롯한 모든 뇌세포의 성장과 기능을 돕는다.
운동을 하면 뇌는 스트레스의 강력한 독성으로부터 뇌세포를 보호하는 BDNF에 흠뻑 젖는다. 그 덕분에 고장난 스트레스의 통제 스위치는 다시 정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강도 높은 운동을 하면 회복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그러므로 스트레스나 불안감이 줄어들 때까지는 잠시 운동의 강도를 낮추어야 한다. 가벼운 운동도 뇌를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BDNF를 충분히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