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SFF) 후기(Feat. 아산나눔재단, 정주영창업경진대회)
아산나눔재단의 지원을 통해 갈 수 있었던 싱가포르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느꼈습니다.
Dec 10, 2023
2023년 10월 31일 코엑스에서의 발표를 마지막으로 정주영창업경진대회가 종료되었습니다.
저희 팀 몰리턴은 우수상을 수상했고, 정창경에서 총 3천만원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대회는 끝이 났지만, 11월에도 아산나눔재단의 은총 세례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정신없이 일을 하던 올해 7월, 현재는 계시지 않지만 당시 아산나눔재단의 인턴이셨던 송지현님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연락 받았습니다. 감사한 기회이기는 하지만,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현재 해야 할 일들에 치여서 정신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아산나눔재단의 엄청난 혜택들 중 하나인 마루커넥트를 통해, 저희가 참고하고 있는 회사인 Finfra에 투자한 Cento Ventures의 한상우 파트너님과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파트너님께서는 싱가폴에 거주 중이셨고, 핀테크하는 사람이라면 연말에 있는 2023 Singapore Fintech Festival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니 기회가 된다면 해당 행사에서 만나자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멘토링 종료 후, 해당 지원 사업 담당자이신 아산나눔재단의 구현성 매니저님께 연락했고, 매니저님의 친절한 도움과 기존에 해당 지원을 통해 미국에 다녀온 플랜핏 친구들의 도움으로 해외 진출 베네핏을 승인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정창경 종료 이후, 쌀쌀하던 11월의 어느날 싱가폴로 떠나게 됩니다!
싱가포르 엑스포에서 열린 싱가포르핀테크페스티벌은 11월 15일부터 11월 17일까지 총 3일간 진행되었습니다. 싱가포르 엑스포의 홀1 ~ 홀6까지 넓은 공간을 모두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수 많은 인파로 인해 붐볐는데요. 행사 종료 이후 메일로 받은 스코어카드를 보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홀1 쪽에서 출입증을 받고 입장했습니다! 주의사항은 남성의 경우, 반바지 또는 슬리퍼 등의 복장이 금지된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입구에서 반바지 입은 남성분이 가드로부터 옷 갈아입고 와야 한다고 제지당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아무래도 비즈니스 미팅이 많이 이루어지는 자리이다 보니, 그런 규정을 정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행사장은 총 6개의 컨셉으로 구분되어 있었는데, 컨셉보다는 회사 규모에 따라 나눠져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홀1 쪽에서 출입증을 발급 받고 입장하는 만큼, 홀1에 가까운 곳에는 아마존, 구글같은 초대형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홀1에 위치한 페스티벌 스테이지에서는 대형 기관의 수장들이 다양한 어젠다를 다뤘습니다. 핀테크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미래에 대해 논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한다기보다는 “앞으로 미래를 이렇게 만들어 나갈거야~” 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들렸습니다.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이야기 뿐만 아니라,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안건들이 다뤄졌는데요. AI가 빠지는 곳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전세계가 AI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기사에서 얼핏 봤던 앤트그룹 Eric Jing 의장과 월드뱅크 총재 Ajay Banga를 실물로 본게 새삼 신기했습니다.
메인 무대였던 페스티벌 스테이지 외에도 곳곳에서 많은 주제들이 다뤄졌습니다. 아래 사진에는 제가 본 유일한 한국인 패널이었던 서울대학교 차상균 교수님이 계십니다. 후에 검색해보니, 올해 KT CEO 후보 3인 중 한 분이셨더라구요. 시간이 짧아 아쉬웠습니다.
큰 회사들의 부스에서는 파이어사이드챗이 진행 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6시간은 걸리는 곳이긴 하지만, 아시아의 금융허브에서 열린 세계적인 핀테크 행사에 국내 대형 금융기관들이 함께하지 않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우리나라 금융업이 아직 세계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저희에게는 업사이드가 남아 있다고 좋게 볼 수도 있겠죠!
초대형 기업들의 부스는 거의 스쳐지나왔고, 작은 스타트업 부스를 돌아다니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차근차근 걸으며 모든 부스를 다 보는 데 성공했습니다). 부스를 방문하여 데모를 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블록체인 관련 기업은 거의 없고, AI를 내세운 회사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AI를 활용하여 만든 킬링서비스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기술은 새롭지 않더라도, 고객 관계 관리 측면에서 깊게 고민했던 스타트업들의 서비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행사 이후에도 꾸준히 연락을 주고 받으며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데모를 받아서 보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도메인 자체가 금융인 기업들 뿐만 아니라, 비금융기술이지만 간접적으로 금융서비스에 접목될 수 있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도 많았습니다. 아래는 제가 체험한 AI 서비스인데, 한 30초정도 한국어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더니, 다양한 언어로 말하는 저를 만들어주었습니다. 처음에는 잘못 이해해서 제가 한국어로 말한 것을 그대로 다른 언어로 바꿔주는 줄 알고, 곧 있을 여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하는 말을 했는데요. 그 말 자체를 바꿔주지는 않았지만, 대충 그렇다고 말했더라도 여자친구는 모르고 좋아해주지 않았을까 싶네요.
전시장의 끝 쪽(홀6 근처)에는 각 국의 핀테크협회?와 그 곳에서 지원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의 부스가 있었습니다(돌이켜보니 돈이 많은 사우디 부스만 대기업들 사이에 있었네요ㅎ). 작년에 저희가 도움을 받았던 한국핀테크지원센터와 올해 11월부터 저희를 지원해주기 시작한 서울핀테크랩 부스도 있었습니다(아쉽게도 저희는 이번에 지원 받기 시작하여 부스 운영에 참여하지는 못했습니다). 각 국의 특색에 맞는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이 위치해 있었고, 담당자로부터 해당 국가의 금융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국내 기업 중 가장 크게 부스를 했던 것으로 기억되는 GLN Internationl 부스에 경품으로 있던 한국 라면은 너무나 반가웠고, 쉬운 퀴즈를 통해 귀한 컵라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 대에는 전시장 내에 지역별 점심이 별도의 추가 비용 지불 없이 제공됩니다. 3일 동안 6개 지역의 메뉴로 식사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점심 시간이 지나면 식당에서 티타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방문하여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눈 부스에서만 전리품으로 명함과 팸플릿을 챙겨왔는데요. 세어보니 대략 30개정도 됩니다. 금융 시장 발전을 만들어나가는 사람들과 각자의 고민을 나눴는데요. 전세계 어디서나 핀테크는 규제와 싸우고 있는 것에서 많은 공감대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페스티벌은 3일간 매일 오전 이른 시각에 저녁 6시까지 운영되었습니다. 이후에는 선선한 날씨의 싱가폴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마침 제가 서울을 떠나있는 동안 서울에는 눈이 왔더라구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주변에 모여있는 금융회사 건물들이 만드는 마천루가 유명한데요. 겉모습을 보는 것이 아닌, 그 빌딩 숲 속으로 들어가 Citi 건물에 있는 Dimensional Fund Advisor의 정재훈 펀드매니저님과 동남아 금융시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 밖에 링크드인을 통해 연락을 취한 분들과 Cento Ventures의 한상우 파트너님은 시간이 맞지 않아 대면은 하지 못했지만 이를 계기로 비대면으로 연락하고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 허브에 저희 회사 건물도 하나 세우고 싶다는 꿈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건물에 로고 대문짝만하게 붙이고 싶어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싱가폴의 베스트셀러 서적을 구매했습니다. 이번 여정에서 짧은 기간동안 만들어진 위대한 국가를 보고 가장 궁금했던 것이 리콴유라는 리더입니다. 한국에서 리콴유 관련 서적을 모두 구매하리라 결심했는데요. 공항에서 현지에만 파는 베스트셀러를 무려 50% 할인하고 있어서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최근에 참여하고 있는 Fireside 1% Pledge에서도 훌륭한 기업가분들과 함께 논의한 내용이지만,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 우리나라 성장둔화 문제를 해결할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저희 회사가 아직은 국내 시장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있지만, 마음 한 편에는 글로벌 진출이 있습니다.
그런데 금융은 각 국의 규제가 천차만별인데다가, 정부의 입김이 강하여 전통적인 금융업의 형태로는 현지 금융기관을 이겨내며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만나본 투자자들 중에는 저희 서비스가 국내를 벗어나는 것은 아에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저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번 핀테크 페스티벌을 통해 두 눈으로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을 통해 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전통 금융업이 아닌, 핀테크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핀테크 기업들이 많았습니다. 한국인들이 금융은 글로벌 진출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섬나라화 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지 인력들을 채용하는 등 이해도를 높여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면 한국 핀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더 큰 꿈을 꾸게 만들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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