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 운동 / 자전거

주말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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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22, 2023
UFC / 운동 / 자전거

UFC 294 를 보고

우스만 vs 치마예프, 볼카노프스키 vs 마카체프 두 메인 이벤트를 2주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 5시에 하더라.

결과적으로, 준비 기간이 짧았던 대타 선수들이 모두 졌다. 배당 상으로 탑독이었던 선수들(치마예프, 마카체프 -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러시아, 체첸/다게스탄 출신이다)이 모두 이겼는데, 언더독들을 응원하던 나에게는 조금 아쉬운 결과였다.

더 높은 레벨로 올라갈수록 요행은 없다. 꾸준한 준비와 타고난 재능이 모두 겹쳐져야 한다. 노력만 해서도 안되고, 재능만 믿어서도 안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능력이 쇠퇴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라 평가받던 사람들에게도 이는 어김없이 적용된다. 나도 10년 뒤, 20년 뒤에 지금처럼 건강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지금만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자.

운동

저녁을 먹고 간단히 운동을 갔다.

점진적으로 들 수 있는 무게는 늘어난다. 이에 따라 체중도 꾸준히 늘어나는 것 같다.

좋은 Bodyshape 은 운동의 Precursor 가 아니라 Result 이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운동은 매우 좋은 습관같다.

조그만 성취 이후에도 타인을 보면 다시 겸손해지고, 다치지 않고 운동을 잘 마친 날에는 감사한 마음이 든다.

사업도, 일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조그만 하루들이 쌓여서 큰 성취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금은 믿고 있다.

주변을 보면 Shortcut 을 잘 찾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그들에게도 그 과정에서의 하루하루는 상당히 지루하지 않았을까? 결과만 보고 부러워하지말고, 과정에서 배우자.

자전거(따릉이)로 서울 헤메기

오후 10시 쯤에 신림역 쪽에서 따릉이를 빌려서 도림천을 따라 쭉 내려갔다.

저번 주에 따릉이를 타면서도 느꼈지만 서울은 자전거 도로가 정말 잘 나있다. 여기에 전세계 대도시 중 거의 가장 안전한 치안 환경이 합쳐지니 늦은 저녁에도 자전거를 타기가 좋다.

신도림 까지는 쭉 도림천을 따라 내려가다가 위로 올라와서 문래 - 영등포구청 - 당산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갔다.

지하철을 타면 동네가 점처럼 느껴진다. 풍경과 단절된 채로 동네 사이를 이동하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주변을 보면서 가면 이게 선으로 이어져서 재미있다.

당산에 도착했을 때 2호선 막차가 끊겼다. 여기서 조금 더 올라가 한강을 따라 샛강 - 신길 - 노량진까지 왔다.

도중에 산책로로 길을 잘못 들었는데, 가로등이 하나도 없어서 상당히 무서웠다. 오랜만에 원초적인(?) 생존 본능에서 나오는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살아있음을 느끼게 한다)

도중에 "노량진 지하배수로" 라는 표지판을 봤다. 읽어보니 1890년대에 경인선을 지으면서 함께 지은 배수로가 있었는데, 이게 잊혀져있다가 최근에 다른 공사를 하면서 발견된 것이었다.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뒀는지 기록해두지 않으면 모두 잊혀진다. 일을 할 때도 자잘하게 잊혀지는 맥락들이 많을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요한 맥락들은 성실히 기록해두는 습관을 가지자.

노량진에서 n15번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버스는 사람들로 가득 들어차있었다. (심야버스는에는 항상 잔잔한 술냄새가 깔려있다) 

해당 노선을 찾아보니, 우이동에서부터 남태령까지 가는 버스였다. 우이동이 생각보다 멀지 않았다. 대중교통으로 약 1시간 반? 심야버스로도 2시간이면 도착하는 거리였다. 우이동에도 마치 대성리처럼 MT 펜션들이 많다고 들었는데, 대성리보다 접근성 면에서는 훨씬 뛰어날 것 같았다. 새벽 중간에도 집에 올 수 있고. 이제는 장소를 우이동 쪽으로 바꿔도 좋지 않을까? (물론 나는 더이상 엠티를 갈 일이 없긴 하겠지만..)

적극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단련하자. 하루에 4-8시간 남짓한 "Max 집중력의 시간"이 꾸준히 유지되도록. 그리고 이를 꼭 필요한 일들에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

영상/이미지보다 글 컨텐츠에 시간을 더 쏟자. 읽기도 중요하지만, 의도적으로 쓰는 버릇을 들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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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won 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