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하여

Jan 21, 2024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하여

2024년 첫 번째 홍대 소모임(1월 19일 공덕) 커피챗의 주제는 사이드 프로젝트였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업무 외 자신을 위한 활동으로 회사와 별개라는 산뜻한 느낌을 줍니다. N 잡, 사이트 잡, 사이드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나를 중시하는 현상은 시대의 트렌드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채용된 회사의 일이 아닌 자신을 위한 활동으로

1) 새로운 지식이나 협업을 실무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고

2) 자신이 가진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3) 하고 싶은 것을 하며

4) 수익을 얻기 위한

여러 가지 목적으로 하게 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회사와 구분되는 내 것으로 집단 농장으로 비유되는 업무보다 과정과 성과가 온전히 자신의 것인 진정한 주인의식의 오너십 프로젝트입니다.

Product Owner의 Owner의 개념을 이해하려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라 권하고 싶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란 용어가 없을 때도 개인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디지털카메라를 대체하기 전 사진 구도 연습을 하기 위한 '핸디크로퍼'를 만들었고 15만 장을 나눔 했습니다.

사진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의 고품질 사진을 공유하여 상업적으로도 무료 사용을 하자는 취지의 프로젝트로 이어졌고 뜻을 같이한 두 명의 개발자와 함께 의기투합하여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

100개 이상의 언어로 변환할 수 있는 키워드 시스템과 유자 이미지 검색, 누구나 사진의 키워드를 입력할 수 있는 집단지성 개념을 도입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성공한 서비스는 많습니다.

본 서비스는 접고 서비스 내에 있던 한 부분을 발전시켜서 서비스된 경우도 있고 심심풀이로 만들었던 서비스가 비즈니스로 큰 경우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스터디와 모임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아직 IT 경험이 없는 취준, 학생의 경우 IT 협업과 실무 업무가 궁금해 체험의 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있으며 서비스 제작을 위한 팀 빌딩이 소수 있습니다.

매년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차례 해보았는데 일관되게 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작업이 되고 있는 것인지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서로 어떤 생각으로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인지 모든 것이 혼돈입니다.

좋은 게 좋다고 함께했는데 참여도 쉽지만 이탈도 쉽고, 너무 수평적이다 보니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묻지도 않고 누구 한 명이 프로젝트를 관리하지도 않습니다. 프로젝트 실패의 제1 요인인 '좋은 게 좋다고'가 '좋은 게 아니다'라는 진리는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도 동일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목적에 따라 스터디와 서비스로 나뉩니다.

스터디 목적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과정을 중시합니다. 학생, 취준, 주니어 레벨이 참여 대상이 되며 프로젝트가 중간에 멈추거나 과정에 문제가 생겨도 그 자체가 배움이 됩니다. 협업의 어려움과 프로젝트 진행의 문제 때문에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비율이 높으며 실패와 실수도 스터디가 됩니다.

​서비스 목적의 사이드 프로젝트는 결과를 중시합니다. 미들(중/고급 이상) 레벨 이상이 참여 대상이 되며 프로젝트의 목적은 빠르게 서비스를 제작하여 오픈하거나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고 숙달하는 것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성격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체험

2) 스터디

3) 창업

1) 체험

학생과 취준생이 대상이 되며 프로젝트의 실무를 담당하기보다 무엇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해서 참여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구성원이지만 역할을 맡아도 작업의 속도가 느리며, 결과물에 대하여 실무 경력자의 피드백을 기대합니다.

실제 사이드 프로젝트에서는 가르쳐 줄 사람이 없고,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 외 시간에 작업을 하는 것이므로 평일 저녁 한두 시간만 작업이 가능합니다. 자신의 작업 시간을 줄이면서까지 초급자를 가르쳐 주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습니다. 가르치려 했다면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을 것입니다.

2) 스터디

5년 차 이하의 주니어 레벨이 참여하며 실무 역량을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형 스터디입니다.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며 사이드 프로젝트의 활성화 레벨입니다.

운영기획으로 새로운 서비스 제작의 기회가 적은 경우, 다양한 도메인의 서비스에 대한 체험을 하기 위해, 기획/디자인/개발 간 협업의 경험을 하기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여러 레벨의 인원이 함께 모여 협업하면 가장 느린 속도에 맞춰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경력자가 빠른 속도로 진행해버리면 따라오지 못하는 저 연차는 프로젝트에서 이탈하게 됩니다.

주니어 레벨까지는 프로젝트를 어떻게 할까 논의가 많고 새로 접하는 도메인에 대한 스터디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자연스럽게 경력자는 저 연차 작업자의 느린 속도에 한참을 기다리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그만두게 됩니다.

연차별로 프로젝트의 이해와 작업 속도의 차이가 납니다. 몇 년 동안 경력을 쌓았는가 보다 어떤 역량 인가로 레벨을 나누는데 미들급인 중급 이상이 되려면 스스로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무를 하기 위해 스터디를 할 필요가 없으며 부족한 부분만 조금씩 채우며 나가면 됩니다.

시니어 레벨이 되면 혼자서도 잘해 요가 됩니다. 어떻게 할지를 논의해서 갈 뿐이면 놔두면 혼자다 최고의 속도로 해버리고 맙니다.

주니어 입장에서는 비슷한 레벨의 우리끼리 해보자는 취지가 아니라면 고레벨 현업과 같이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야 배울 것이 많은데 고레벨과 저레벨의 업무분장을 나누지 않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특성상 함께 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최근 사이드 프로젝트는 기수제, 멘토형, 유료 환급형으로도 운영되며 이는 학원을 연상시킵니다. 자발적으로 해오던 사이드 프로젝트가 사이드 프로젝트 학원으로 바뀐 모습입니다.

3) 셀프 창업형

창업형 사이드 프로젝트는 미들급 이상의 현업이 참여합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는 스스로형이 창업형의 형태 중 하나이며 수입을 위해, 재미를 위해, 심심해서, 할 수 있으니까 와 같이 '한 번 해볼까?!'하는 동기로 시작하며 협업을 위한 팀원은 대부분 주변의 실무 동료가 됩니다. "우리 이거 한번 해볼래?!"

4) 헬프 창업형

투자금, 자본금이 소진된 상태에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하는 경우입니다.

스타트업의 서비스 제작은 외주가 많으며 직원 채용을 하는 경우 자금은 더 빨리 소진됩니다. 서비스 종류를 바꾸는 피벗을 할 경우 서비스를 다시 만들어야 하며 정부 지원은 반복해서 받을 수 없기에 시드머니 투자를 받지 않았다면 창업자가 사비를 들여야 합니다.

토스를 창업했던 이승건 대표의 경우 8번 실패하고 9번째 토스로 성공했습니다. 누가 8번까지 서비스 제작의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서비스 아이디어가 있으며 창업의 의지가 있는 창업자가 리드하여 서비스를 만들기만 하면 비즈니스로 이어지니 성공하기만 한다면 이보다 좋은 방식이 없습니다. 공동 창업자를 모으는 방식과 같습니다.

보수 없이 지분의 약속으로 팀 빌딩 하여 서비스를 제작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상이 주니어이기에 많은 인원으로 팀 빌딩 합니다. 스타트업의 초기 서비스는 MVP에 초점을 맞추기에 최소 인원으로 빠르게 만들어서 지속 수정을 해야 합니다. 주니어 레벨에서는 한두 명이 책임지고 빠르게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없으므로 많은 인원이 합류하고 제작 속도도 느려 창업자는 하염없는 기다림과 잦은 참여가 교체로 지쳐갑니다.

경력자는 창업형 사이드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지분 약속형 팀 합류 제의를 많이 받았던 시기가 있었으며 나중 약속은 거의 실현되지 않는다는 경험으로 인해 차라리 알바를 해서 돈을 100만 원이라도 더 벌면 벌었지 무슨 큰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창업자로 들어가는가.

사이드 프로젝트가 창업을 위해 제작비를 줄이는데 이용된다는 생각에 고레벨 작업자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지 않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참여자의 목표가 명확하고 연차가 크게 차이 나지 않아야 합니다.

스터디형 사이드 프로젝트라면 목적이 역량을 높이고 포트폴리오 작성하여 이직이나 취업에 성공하는 것입니다. 이직이나 채용 시 업무 습득과 회사 적응을 위해 사이드 프로젝트의 참여가 어려워집니다. 참여인원이 한두 명 빠지면 프로젝트는 곧 시들해져 버립니다.

이를 참여자 모두가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 사이드 프로젝트를 못할 상황이 왔다면 축하해 줄 일입니다. 반드시 서비스 제작을 완료하여 운영까지 가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언제든지 멈출 수 있고 다른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라기보다 실습형 프로젝트 스터디라 하는 편이 맞겠습니다.

그냥 재미로 하는 사이드 프로젝트는 할 수 있어서 합니다. 팀을 구성하여 일정 계획을 짜지는 않습니다. 흥미가 있으면 빨리할 수 있고, 참여자가 빨리하면 빠르게 진행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성공한 사례가 바로 스스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의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창업을 위한 팀 빌딩은 어렵습니다. 창업을 위해 일정 기간 내, 일정 품질 이상의 제품을 만들어야 함은 사이드 프로젝트란 여유감이 전혀 없습니다. 내 서비스라는 낭만도 없고 그저 할 수 있으니까 돕는 차원에서 합류하기 일쑤입니다.

기술 기반 공동창업자를 찾는 서비스로 분리되는 것이 사이드 프로젝트의 명칭을 위해서도 긍정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여전히 호황

사이드 프로젝트 플랫폼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진행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스스로 모이는 스터디, 소모임도 활발합니다. 커리어 패스와 역량 강화를 위한 가이드가 부족한 탓도 있을 것입니다.

역량은 지식과 경험이 만나야 생깁니다. 실무 프로젝트를 하면서 겪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식을 쌓고 다음 번 실무 프로젝트에서 이를 적용해 보면 역량이 올라갑니다.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성장하기에 레벨을 연차로 나누게 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는 경험을 쌓게 해줍니다. 그러나 실무와 같은 강제성이 없다 보니 적당히 경험하고 적은 배움과 큰 실망과 배신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무엇이 왜 이렇게 되는 것인지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량은 확실히 좋아집니다. 사람과 계획, 실행 사이에서의 부조화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는 시간이 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가 학원이 되지 않도록 실무형 배움인 워크숍 프로그램이 많아 지기를 기대합니다. 창업자가 제작비용의 50%를 부담하여 실무형 사이드 프로젝트를 발주하는 것도 하나의 형태가 될 것입니다. 단, 사이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작업자가 창업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정도로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며 책임을 가지고 일정에 맞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이렇게까지 힘들게 해야 하나?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 프로젝트의 경험 같은 배움을 얻으려면 학교의 프로젝트 수업 같아서는 안 됩니다. 실무가 가장 좋은 배움의 기회입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의 형태는 현재도 계속 변하고 발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시작만 하면 참여자가 채워지는 사이드 프로젝트의 호황 시대에 실패 체험의 장이 아닌 스터디와 창업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는 대안을 기대하고 스스로도 만들어 보겠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워크샵 형태의 사이드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분들은 '노노니 사이드 프로젝트' 채널로 오세요.

https://open.kakao.com/o/gVauHd5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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