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롱면허 탈출기 1 [쏘카 - 기아 레이]

첫번째 카쉐어링, 쏘카
Jul 22, 2023
장롱면허 탈출기 1 [쏘카 - 기아 레이]

5년만에 운전대를 다시 잡았다. 스무살때 빨리 면허를 따야겠다는 생각에 면허를 취득하고 회사차를 한번 몰아본 것 빼고는 운전경력이 전무했다. 더이상은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해서 차를 빌려 운전연습을 했다.

쏘카를 빌리다

쏘카 시스템은 굉장히 잘되어 있었다. 어플리케이션도 사용자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과의 컨택없이 빌릴 수 있다는게 좋았다. 보험도 3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조금 더 비싼 걸 고르면 부담금이 내려간다. 물론 사고가 안나는게 최고지만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니 부담금이 제일 적은 걸 선택했다.

아무래도 소형으로 연습하는게 좋을 것 같아 레이를 빌렸다. 아침에 운동을 마치고 부터 차를 가지러 주차장에 가기까지 운전 꿀팁 영상들을 계속 틀어놓고 봤다. 오랜만에 운전이라 긴장되면서도 다들 하는데 못할게 뭐야 라는 자신감을 두르고 차를 찾았다. 쏘카 가이드에 따라 차 외관을 찍고(굉장히 중요함! 괜히 확인 안 했다가 사고 안냈는데 책임을 물 수도 있음!) 운전석에 앉았다. 앉아서 좌석이나 백미러, 사이드미러를 맞추고, 이리저리 기능 조작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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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조수석이나 뒷자석에 앉다가 운전석에 앉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데 내가 아는 주차브레이크 위치에 주차브레이크가 없다! 뭐 비슷한 걸 찾긴 했는데 긴가 민가 해서 유튜브에 급하게 검색을 했다. 다행히 운전석 좌측 아래에 있던게 주차브레이크가 맞았다.

한참을 안움직이니까 관리하시는 분이 내 차 쪽으로 오고있었다.. 중간정도 오셨을 때 출발해서 다행히 돌아가셨다.. 저도 당황했어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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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를 타다

무사히 주차장을 빠져나와 일단 크게 한바퀴 돌았다. 깜박이 켜고 운전하는 감을 익혔다. 그런데 별 생각 없이 나와서 그런지, 어딜 가야할지 몰랐다. 고민을 한 끝에 밀양에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 밀양을 가려면 고속도로를 타야한다.) 네비에 위치를 찍고 바로 따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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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도로 가는 길.

운전대를 잡고 30분도 안되서 고속도로를 탔다. 별다른 생각은 없었고 그냥 잘 갔다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고속도로를 탈때는 별 문제가 없었다. 어디서 고속도로가 시내주행보다 훨씬 쉽다고 들었는데 그 말이 이해가 갔다. 잘 달리고 있는데 제일 큰 문제가 있다는걸 깨달았다. 기름이 없었다. 난 왜 쏘카를 빌리면 기름이 가득 차 있을거라고 생각을 했을까. 너무 긴장한 나머지 체크를 못한 걸까. 내 판단에 충격을 받았다. 네비에 주유소를 입력해 가까운 주유소로 이동했다. 밀양은 무슨.. 김해에서 내려야했다.

주유구 찾기

한적한 시골길. 운전하기에는 딱 좋았다. 찍었던 주유소 보다 앞에 더 가까운 주유소가 있어 그곳으로 향했다. 선에 맞춰 차를 댔는데 직원분이 나오셨다. 주유구가 반대라 했다. 나눈 주유구 위치도 모르는 바보였다. 차를 다시 돌리고 주유를 했다. 쏘카는 주유 카드가 따로 있어 그걸로 결제를 하면되서 편했다.(개인 카드 쓰면 환불이 어렵다고 함!) 어쨌든 주유를 마치고 부산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 말고 이정표만 보고 일반 도로를 이용해 가보기로 했다. 김해는 눈에 익은 길들이 많아서 무리없이 부산으로 돌아왔다.

가장 중요한 시내주행 그리고 주차

시간이 남아서 어디론가 가보기로 했다. 부산시민공원, 동래, 사상을 돌아 시내주행을 익혔다. 매일 걷거나 자전거,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던 길을 내가 직접 운전해서 가니 기분이 묘했다. 주차장에 돌아와 주차를 하는 것도 걱정 이었는데 워낙 후방카메라나 센서가 잘되어 있어서 무리 없이 바로 주차했다. 주차를 마치고 집으로 향했는데 내가 운전을 했다는게 믿기지 않았다. 자주해봐야 늘것 같아 매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3시간 30분 운전을 했고, 102km를 달렸다.

깨달은 점

유튜브나 글들을 참고해서 좋은 습관을 많이 들여야겠다.

차선변경은 정말 운전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차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관심이 생겼다.

운전대 잡기 전에 가졌던 습관

조수석이나 뒷좌석에 탔을때 운전자가 어떤 스타일로 운전을 하는지, 바깥에 차들이 어떻게 다니는지, 도로가 어떤지, 뭐가 있는지, 계속 보고 있는다. 이 습관이 정말 운전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그리고 운전 해야할 것 같다고 느꼈을 때부터(약 3개월 전) 버스나 택시를 탔을때, 내가 운전하는 것처럼 혼자 핸들 돌리고 엑셀, 브레이크 밟는 상상을 했다. 모바일에 운전교실 어플이 있길래 한동안 운전하듯이 플레이 하기도 했다.

자신감만 있어서 되는건 아닌 것 같다. 무엇보다 가장중요한건 안전운전이니 마음의 준비, 기본기가 갖춰졌을 때 비로소 운전대를 잡는게 맞다고 생각이 든다. 엑셀 브레이크 방향도 모르는데 운전대를 잡으면 절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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