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인지 이 인터뷰가 정말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어서 정리를 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공유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 인생엔 의미가 원래 의미가 없어요. 의미는 만들어나가는 겁니다. 라는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그럼 어떻게 내 인생의 의미를 정하지? 이 답은 나에게서 출발해야하는 것 같다.
Keep
완벽주의는 더 버리도록 하고,
내가 수행하는 것들에 대한 아카이빙은 더 적극적으로 하도록 하고,
Problem
나 자신과의 화해는 주기적으로 해보자,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도 나니까)
Try
좋아하는 종류의 이야기?에 대한 생각은 크게 해본 적 없는데 이 주제로 대화를 나눠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고,
시작을 못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엉망이어도 괜찮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기 때문에 시작을 못해(x)
→ 어디서부터 접근해야할지 알기 위해서 시작해보는 것(o)
그것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밖에 없다. 자기의 자아가 너무 커서 엉망으로 수행하는 나의 첫 퍼포먼스를 견딜 자신이 없는 것. 도피 기간을 8년을 가지면서, 잃을게 없는 상태였다. 좋은 걸 그릴 생각을 하지마, 멍청아!
창작자로 업계에 들어가기 위해 전략적 접근을 시도했다. 서점에는 많지만 웹툰에는 없는 주제를 찾았고 ‘투자의 여왕’이라는 제테크 학습만화를 구상해서 시장에 진입전략을 세웠다.
‘골방에서 작업하더라도 스피커는 바깥으로 빼놔야한다’ 완성한 원고를 모든 웹툰 플랫폼과 사이트에 발송했다. 스포츠 투데이 닷컴에서 연재 제안을 받았다. 만화를 잘 그리겠다는 목표 대신 업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를 기준으로 접근법을 수정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를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시작하는 것.
삶의 의미와 비전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성공하는 걸 보고 싶다는 태도가 나를 더 나은 작가로 만들어주었다.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이게 서사고, 이야기의 힘이고, 의미이다. 변화를 줬을 때 느끼는 순수한 즐거움과 쾌락.
열등감, 분노, 시기, 질투 이런건 동력이 될 수 있나? 목표 설정, 동기부여, 동력 관리, 시행착오 이 사이클로 살아간다. 분노라는 동력은 번개탄 같이 빠르게 끓고, 그치만 생각보다 저를 오래 끌고 가지 못했다. 2030대는 유효한 자원이었다. 아주 좋은 연료였나? 모름. 한 가지 종류의 연료에 의존한 채로 나이를 먹는 것을 경계한다.
가장 오래 갈 수 있다고 믿는 동력원은 내 인생의 테마를 정하고, 그걸 위해서 어떻게 계획을 세울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인 것 같다. 사람들에게 목표를 제공하고 훌륭한 서포터가 되고 방법론을 정리해서 전파하고 — 이런 일들이 일련의 의미가 있고 내 삶의 테마이다.
어릴 적부터 만화가라는 꿈을 너무 일찍 정했다. 하지만 인간은 변하고, 새로운 경험을 통해 행복을 느낄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그런데 10대 내내 만화에 투신하며 정략결혼하듯 꿈을 고수했다. 20대가 되어 음악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났을 때, 정략결혼의 상대를 배신한다는 죄책감과 혼란이 찾아왔다. 음악은 자유로웠고, 나를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 강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진정 무엇을 위해 창작을 하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
클럽에서 연주하던 어느 날, 나는 내가 연주를 얼마나 즐기고 있는지에만 몰두했을 뿐, 관객이 즐기는지에 대해선 전혀 신경 쓰고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문득, 이것이 과연 직업이라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반대로, 만화를 그릴 때는 독자의 반응에 집착했다. 내 만화를 본 친구가 웃지 않으면 개그 컷을 다시 그렸다. 만족을 주고 그 대가로 무언가를 받아내는, 직업인으로서의 태도는 만화에서만 가능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를 뜨겁게 만드는 이야기의 조각은?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는 내 인생 영화다. 서로 다르고 반목했던 사람들이 혼자서 갈 수 없었던 어떤 곳에 도달하는 이야기는 진부해도 항상 저를 울린다.
나는 나 자신과의 화해를 마주하는 순간의 인간을 보면 항상 눈물이 난다. 자기 화해의 과정은 언제 있었는지, 언제 나를 긍정할 수 있게 되었는지, 내가 어떤 것에 겁내고 어떤 욕망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건 구리고 어떤건 멋있는지. 20대의 10년 내내 나는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소환해서 내가 싫어하는 모습으로 내 방에 들어온 룸메이트를 데리고 사는 그런 느낌으로 살았다. 마음에 좀 안 들면 어때? 완성된 인간이고 싶나보다. 나라는 룸메이트를 데리고 살았던 감각으로 나는 나와 많이 화해했다.
조난이 될지 여행이 될지 몰랐던 날들. 깊숙한 경험을, 어떤 종류의 것이든 헤매는 경험을 진하게 해보면, 내가 무언가를 할 때 덜 헤맬 수 있게 되기도 하지 않나. 갈지자로 걸으면서 방황하는 나 자신을 부정하지 말라. 네가 걸어온 그 길이 누구의 길보다 더 넓었을 것이다. 넓은 길은 많은 사람이 걷기에 좋은 길이잖아. 꿈을 배신했다가도, 이야기를 만들 사람들은 모든 과정들이 나중에 만들 어떤 콘텐츠에 부품으로 쓰일 것.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도구는 나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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