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필요성 The Need To Read - 폴 그레이엄 (번역)

세계적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를 공동창업한 폴 그레이엄은 프로그래머이자, 벤처 기업 투자가, 수필가이다.
LISP에 대한 그의 작업으로 유명하고, 지금은 야후! 스토어가 된 비아웹을 공동 창업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22년 11월

제가 어렸을 때 읽었던 공상과학 소설들에서는 사람들이 더 이상 독서를 하지 않고,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미래가 묘사되었습니다. 신비한 장치가 USB처럼 머릿속에 지식을 저장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그런 일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독서를 대체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기도 어려울 뿐더러, 설령 존재한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글을 잘 쓰는 방법도 가르쳐 줍니다. [1]

그렇다면 글쓰기는 왜 배워야 할까요?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는 글쓰기가 단순히 아이디어를 전달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아이디어를 새로 떠올리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좋은 작가는 단순히 생각 먼저 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작가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항상 새로운 생각들을 발견합니다. 그리고 제가 아는 한 이런 발견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는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한 후에도 여전히 글을 쓰다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를 통해서만 할 수 있는 사고의 종류가 있습니다.

물론 글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생각도 있습니다. 문제를 너무 깊게 파고들 필요가 없다면 글을 쓰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기계 장치의 원리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면 글을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공식을 사용해서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복잡하고 잘 정의되지 않은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는 대부분 글을 쓰는 것이 더 도움됩니다. 다시 말해, 글을 잘 쓰지 못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글을 잘 쓰지 않고는 잘 생각할 수 없고, 글을 잘 읽지 않고는 잘 쓸 수 없습니다. 잘 읽는다는 것은 두가지를 의미합니다. 좋은 콘텐츠를 읽고, 그 글의 의미를 잘 알아내야 합니다. [2]

정보만 원하는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도 얼마든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디어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것만으론 부족합니다. (글을 쓰세요!)

주석

[1] 오디오북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듣는 것은 직접 읽는 것만큼 글쓰기에 도움이 될 수 없습니다.

[2] "잘 읽는다"는 것은 읽기의 메커니즘이 뛰어나다는 뜻이 아닙니다. 페이지에서 단어를 추출하는 데 능숙할 필요는 없으며, 단어에서 의미를 추출하는 것만 잘하면 됩니다.

원문

November 2022

In the science fiction books I read as a kid, reading had often been replaced by some more efficient way of acquiring knowledge. Mysterious "tapes" would load it into one's brain like a program being loaded into a computer.

That sort of thing is unlikely to happen anytime soon. Not just because it would be hard to build a replacement for reading, but because even if one existed, it would be insufficient. Reading about x doesn't just teach you about x; it also teaches you how to write. [1]

Would that matter? If we replaced reading, would anyone need to be good at writing?

The reason it would matter is that writing is not just a way to convey ideas, but also a way to have them.

A good writer doesn't just think, and then write down what he thought, as a sort of transcript. A good writer will almost always discover new things in the process of writing. And there is, as far as I know, no substitute for this kind of discovery. Talking about your ideas with other people is a good way to develop them. But even after doing this, you'll find you still discover new things when you sit down to write. There is a kind of thinking that can only be done by writing.

There are of course kinds of thinking that can be done without writing. If you don't need to go too deeply into a problem, you can solve it without writing. If you're thinking about how two pieces of machinery should fit together, writing about it probably won't help much. And when a problem can be described formally, you can sometimes solve it in your head. But if you need to solve a complicated, ill-defined problem, it will almost always help to write about it. Which in turn means that someone who's not good at writing will almost always be at a disadvantage in solving such problems.

You can't think well without writing well, and you can't write well without reading well. And I mean that last "well" in both senses. You have to be good at reading, and read good things. [2]

People who just want information may find other ways to get it. But people who want to have ideas can't afford to.

Notes

[1] Audiobooks can give you examples of good writing, but having them read to you doesn't teach you as much about writing as reading them yourself.

[2] By "good at reading" I don't mean good at the mechanics of reading. You don't have to be good at extracting words from the page so much as extracting meaning from the wo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