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SaaS 창업자들이 가장 우선시 해야할 지표
#1 포토룸 스포트라이트(링크), #3 왜 투자 침체기인 지금이 창업 적기인가(링크) 블로그 포스트에서 가장 강조한 포인트는 "Capital Efficiency"다. SaaS 업체들은 2020~2021년 최고점을 맞이하고, 금리가 올라가며 현실 수준으로 떨어졌다.
Source: Altimeter Capital의 Jamin Ball 블로그 (링크)
SaaS 상장사는 주로 NTM(Next Twelve Months) 매출 멀티플로 평가된다. 위 그래프는 미국 SaaS 상장사를 3 Bucket(High Growth, Mid Growth, Low Growth)으로 나누고 각 Bucket의 평균 멀티플을 보여준다.
High Growth: 30%+ NTM 매출 성장
Mid Growth: 15~30% NTM 매출 성장
Low Growth: <15% NTM 매출 성장
영원할 것 같았던 20x NTM(Next 12 months) 매출 멀티플은 평균 5.4x로 떨어졌고, 이는 10년 평균치인 7.4x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소비침체에 따라 매출까지 축소된 기업들은 Multiple Compression과 같이 원투 펀치를 맞게 되었다. 실제로 많은 B2B SaaS 업체들은 Buyer들이 지갑을 닫고, 벤더 통합, Optimization(usage-based 가격책정을 하는 서비스 사용량 효율화 등)을 하는 등 비용관리 국면에 들어가면서 매출 하락은 불가피했다.
2023년 11월인 지금 여전히 상황이 안 좋다. B2B 고객들은 여전히 벤더 통합을 진행하고 (AI 어플리케이션을 제외하곤) IT Budget을 늘릴 생각이 없다. 개인들도 계속 인상되는 월세와 물가를 감당하느라 새로운 서비스에 돈을 지불할 여력이 많지 않다. 현재 10년 평균보다도 낮은 미국 SaaS 멀티플인 5.4x는 이 모든 사항을 반영했다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얼리 스테이지 SaaS 회사들은 다르다. 우리는 매일매일 초 단위로 시장의 엄격한 가치책정을 피할 수 있고, 합법적(?)으로 매출이 적다. 성장을 우선시 하고 마진도 크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상장된 SaaS 회사들의 현재 위치를 보면 GMV 멀티플, ARR 100배+ 등 기묘한 밸류에이션 책정 시대는 끝난 것을 볼 수 있다(AI 제외...).
그렇다면 벤처투자자들은 유의미한 매출도, 유저 베이스도, 수익성도 없는 얼리 스테이지 SaaS 회사를 어떤 방식으로 평가할까? Palantir, Airbnb, Reddit, Lyft 등을 얼리스테이지에 발굴하고 투자한 Craft Ventures의 대표이자 All-In Podcast의 Bestie 중 한명인 David Sacks의 블로그로 알아보자(링크).
1. MRR/ARR: Monthly Recurring Revenue / Annual Recurring Revenue
구독 매출 기반의 SaaS 회사들은 단순 매출보다 MRR, 또는 ARR로 평가 받는다. ARR는 단순하게 MRR의 12배(1년 환산)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Recurring Revenue"이다. 재발생하는 매출이냐, 컨설팅, SI 업무 등에 대한 one-time 매출이냐를 명확히 구분해야한다. 컨설팅, SI 업무와 같은 Scalability(확장성)가 없는 professional services는 안타깝지만 밸류 멀티플에 산정하지 않는다. 매출의 본질이 "소프트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참고로 아래는 미국 Seed, Series A, Series B 펀딩 라운드 때 SaaS 업체의 밸류 및 ARR 현황이다 (링크). 단순 평균치를 때린 것으로 참고만 하자.
Seed: 평균 밸류 ~$15M / ARR ~$0.5M; 약 30x ARR
Series A: 평균 밸류 ~$50M / ARR ~$5M; 약 10x ARR
2. CMGR (Compounded Monthly Growth Rate) - 성장률
스타트업들은 어카운트가 적다보니 월별 매출이 consistent하지 않다. 이를 단순하게 보기 위해서 CMGR을 본다.
CMGR 계산기 링크
Craft Ventures의 경우, Series A/B 펀딩을 하는 스타트업을 평가할 때, $1M ARR 이하일 경우, 적어도 15% CMGR, $1M ARR 이상일 경우, 10% CMGR을 선호한다
CMGR이 10%면 1년 내에 약 3배 성장, 15%면 1년 내에 4.6배 성장을 의미(!)
3. MRR Components Breakdown
단순 MRR만 보는 것이 아니라 MRR 안까지 들여다보고 매출 퀄리티를 평가한다
MRR은 Retained + Expansion + New Sales + Resurrected + Contraction + Churned 의 합계이다.
Retained: 기존 고객이 유지된 경우
Expansion: 기존 고객이 서비스를 더 사용하거나 (usage-based pricing), 사용자를 추가하거나 (seat-based pricing), 프리미엄 Feature 사용을 위해 서비스 업그레이드를 해서 추가 지불을 할 경우
New Sales: 신규 고객 유치
Resurrected: 서비스를 끊었다가 다시 돌아온 사용자
Contraction: 기존 고객이 서비스를 Downgrade하거나 예전만큼 사용하지 않아서 이전 월보다 지불을 덜 하는 경우
Churned: 서비스를 끊는 경우
물론 위 모든 Component를 트래킹하는 것도 매우 번거스럽고 할 필요도 없다. 우리의 Thesis(강점)를 투자자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정도의 필요한 데이터포인트만 준비하자
예) Usage-based Pricing 서비스의 경우, 매출이 적더라도 Expansion 매출이 유의미하면 어느 정도 수준의 세일즈/마케팅 budget으로 높은 매출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라는 등
4. Net Revenue Retention - 리텐션
NRR의 공식은 (M-1 매출 + Expansion 매출 - Churn) / (M-1 매출)이다. 즉, 신규 고객 유치에 대한 매출은 보지 않고, 단순히 직전 월에 사용된 고객들이 Net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에게 지불을 더 했냐, 덜 했냐를 보여줌
개인적으로 NRR 수치를 매우 좋아함; NRR은 결국 "고객들이 이 회사의 Product를 얼마나 사랑하느냐"를 보여주는 수치이다
상장회사의 경우, Snowflake 같은 대형 B2B SaaS "Best-of-Breed" NRR은 130%+, Klaviyo 같은 SMB B2B SaaS는 115% 수준이다
대기업 엔터프라이즈를 고객으로 하는 Snowflake와 달리 중소규모 셀러(SMB)를 고객으로 하는 Klaviyo는 115% 수준도 매우 훌륭한 수치이며 시장에선 Klaviyo의 NRR도 “best-of-breed”로 평가한다
NRR의 경우, 100% 이상을 넘어가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얼리 스테이지 회사들에게까지 100%+ NRR을 기대하진 않는다
다만, NRR 수치가 약하다면 Expansion과 Churn을 Breakdown해서 어디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어떻게 개선할지 투자자에게 명확히 솔직하게 설명하자
5. Sales Efficiency - 수익성
얼리스테이지 스타트업에겐 수익성이 없다. 대신, 매출총이익률(GM)과 CAC를 이용하여 VC들은 이 스타트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지속가능'하냐를 평가한다
신규 ARR / S&M Expense: 이전 월 세일즈와 마케팅 예산으로 100만원을 사용했다면 이번 월엔 이상적으로 100만원 이상 매출의 ARR을 들고 오는게 바람직하다
Lifetime Value(LTV): 고객생애 가치; 고객이 이탈(Churn)하기 전 회사에 가져와주는 가치이다. 예를 들어, 내 플랫폼의 월가격이 $10이고, 평균적으로 고객이 10개월 후 이탈한다면 내 고객의 LTV는 $100이다. LTV는 내 Product의 객단가(Pricing)과 Retention으로 산정되며, NRR이 100%+일 경우, LTV는 무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CAC (Customer Acquisition Cost):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데 사용되는 평균 비용; 내가 100만원의 S&M budget으로 신규 고객 10명을 유치했다면 내 CAC는 10만원이다. 건강한 회사라면 LTV가 CAC보다 몇 배는 커야한다.
CAC-Payback Period: S&M budget을 "투자"이다. 지금 돈을 써서 고객을 유치하고 lock-in 시키면 미래에 Unit Economics 흑자를 만들 수 있다라는 논리이다. CAC-Payback Period는 내가 고객을 유치하는데 사용한 S&M 비용을 회수하려면 몇 개월이 걸릴까를 표현하는 지표이다. 당연히 짧으면 짧을 수록 좋다.
6. Burn Multiple (Do More With Less) - 재무 효율성
Burn Multiple은 위 Sales Efficiency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재무 효율성을 평가하는 방법
Net Cash Burn / Net New ARR (현금번 / 신규 ARR)
ARR 성장률과 대비 했을 때, 얼마나 돈을 사용하고 있는가를 평가
당연히 Burn Multiple이 1x보다 낮으면 이상적이지만 2x 이하여도 충분히 훌륭한 수치
7. Engagement 지표
DAU/MAU: 평일 DAU/MAU 40% 수준이 매우 좋은 지표; 유저들은 일주일에 2번, 월에 8번 정도 방문
5 Weekday X 40% = 2 days
DAU/WAU: 평일 DAU/WAU 60% 수준이 매우 좋은 지표; 60%면 유저들은 일주일 평일 중 3번 방문
Conclusion:
SaaS 투자는 이제 어느정도 "공식화(formula)"가 되었다. 이젠 SaaS 상장사도 많고, 정형화된 데이터포인트가 많다 보니 이젠 스토리텔링이 아니라 우리의 경쟁력을 지표로 부각할 때이다.
스타트업마다 Product도 다르고 엔드 유저들의 행태도 다르다. 나와 비슷한 Product, 비즈니스 모델, Pricing 전략을 가진 경쟁사(미국 상장사)의 지표들을 파악하고 어떤 것들이 내 분야에 중요한지 파악해보자.
신규 고객 유치는 어렵운데다 멀티플도 박살났다. 하지만, SaaS의 본질은 확장성이 무한한 "소프트웨어"이다. 설비투자와 같은 CapEx도 없고 큰 운전자본 이슈도 없다. 1~4명 팀으로도 충분하다. 조그만 팀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훌륭한 Product를 내놓는 팀은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는 반면, 몸집이 무겁고 Cash Burn이 높은 SaaS 회사들은 결국 현금니즈에 쫓겨 정상적인 서비스 운영이 어려워지고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을 것이다.
관련해서 테크든 기업분석에 대한 질문, 조언, 피드백이 있으신 분들은 아래 LinkedIn을 통해 연락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