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만난 분이지만, 아 이 대화가 정말 감명깊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는 3번째 회사가 진짜 내 회사다라고 생각해요. 첫 회사는 외국계였는데, 나쁘지 않았지만 내 안에 어떤 열망이 있었어요. 해보고 싶은 도메인을 해야겠다 연봉을 반 깎고 다음 회사로 갔는데 생각과 달랐어요. 마침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오퍼를 줘서 2년 넘게 다니고 있는데, 만족스러워요. 그 과정에서 2개의 회사가 의미없었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각각의 회사 경험이 존재했기에 다음 직장으로, 그 다음 직장으로 이직할 수 있었어요. 각각의 경험들이 stepping stone이 되어줬어요.”
첫 정규직 커리어를 시작한, H은 나에게 오너십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문제를 던져주면, 결국 해결해내는 사람이 되는 것. 시니어 분들과 밀접하게 일하고, 높은 기대치를 가지고 일하다보니 멘탈리티가 강해졌고, 왠만한 챌린지에는 쉽게 도망가지 않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주니어가 될 수 있었다.
어쩌다보니 걷게 된 IT회사에서의 커리어에서, 나는 엔지니어링에 대한 지식 없이는 성장의 상방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무엇이 됬든, 더 큰 input을 부어주자. 깨작깨작 퇴근 후 공부말고, 아예 각을 잡고 직무전환을 할 정도로 크게 베팅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부트캠프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다음 직장이자 현 직장, D는 내가 pm으로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pm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기회였다. 내가 기획한 제품이 고객에게 deliver되고, 사랑받고, 유의미한 가치를 주고,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크고 작은 배포와 QA를 하는 순간마다 나는 아직도 마음 깊은 곳에서 퍼져나오는 보람을 느낀다. 아 내가 이 일을 무척 사랑하는 구나.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특히 TF팀을 하면서, 0to1, 1to10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나가는 과정, 각각의 과정에서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야하는지를 뼈를 깎아가는 시행착오를 통해 배웠다. 정말 많은 것들을.
처음에는 첫 단추가 무척 잘못됬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홀리 같은 인상적인 주니어 커리어는 본 적이 없어요. 모든 의사결정들에, 어떤 의미들이 있었고 다소 과감했잖아요. 라는 말을 해줄 때마다 내 안에서는, 내가 한 선택이지만, 진짜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스스로 의심하곤 했다. 과거는 되돌아갈 수 없으니까.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현재.미래 밖에 없어서.. 결국엔 합리화할 수 밖에 없다. 내 선택들이 당시에 최선의 선택이었노라고.
내가 나의 결정들에 자신이 없어지면서,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길들이 너무 깜깜했다. 어쩌면, 무서워서 그 어둠 속에 발 한짝도 내딛는 것도 두려워하는 겁쟁이가 된 시간들이었다.
“이런 이야기 처음 들어봐요. 저는 1번째 선택은 잘못될 수 있지만, 2번째 부터는 나에게 맞는 회사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보통 우리는 2번째 선택에서 1번째와는 다른, 극단적인 옵션을 택하곤 하잖아요. 1번째 회사에서 만족되지 않았던 부분을 찾아서 선택하니까. 전 그래서 3번째 선택이 양극단을 경험해보고 나서 내린 결정이라면, 저의 경우는 어쩌다 선택한 커리어, 그리고 내가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일을 선택한 커리어, 더 나에게 맞는 결정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대화가 내가 앞으로 나아가는데 어떤 용기를 주었다. 그래, 처절하게 노력해보자.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자. 최선의 최선을 다하는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간절한 마음으로 했던 도전들은 항상 후회가 남지 않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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