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이란 무엇일까?

Feb 0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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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디자인만..?

디자인을 공부하고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항상 드는 생각이며 자주 접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다. 참 묘한 질문이다. 물리학은 무엇인가? 의학은? 인문학과 공학, 학문이 아니라면 마케팅이나 브랜딩, 프로그래밍은? 다른 많은 분야의 정의는 논란의 여지가 거의 없다. 왜 우리는 디자인을 논할 때 그 정의를 묻곤 할까?

누군가는 디자인이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엔지니어링과 혼합된 개념으로 얘기하며 누군가는 ‘대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듯 디자인이라는 행위에 대해 합의된 명확한 개념은 없다. 사전 상의 정의는 있지만 저마다 이해하고 실행하는 개념은 다르다.

그래서 디자인이란?

결국 정답은 없다.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답이 틀리지도 않을 뿐더러 들어보면 다 맞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각자 스스로 정의 내리기 나름이며 자신만의 철학을 가져야 경쟁력을 갖추고 살아남는다. 그렇지 않으면 본인이 하고 있는 일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주변에서 ‘내가 하는 게 디자인이 맞는지 모르겠다.’고 얘기하는 동료들을 많이 봐 왔다. 디자인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는다면 스스로 모델러나 스타일러로 전락하게 된다.

나의 디자인 정의

사람들이 나에게 디자인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내가 하는 디자인은 ‘인문학 수준의 설계 행위’라고 답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람과 사물, 식생 등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관계를 재정의하고 상호작용을 의도하는 일이다.

관계와 상호작용

상호작용이 있어야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다. 상호작용이 곧 물건에 필요한 기능이다.

내가 디자인할 때는 사용자에게 어떤 감정을 느끼게 하고 행동하게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어떤 상황을, 즉 어떤 공간과 물건을 사용자에게 제시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상호작용을 일으킬 것인가?

직관적 인지를 통한 행동 유도

먼저 공간이나 물건의 형태를 이용해 인간의 인지 체계를 건드려 특정 행동을 유도하도록 할 수 있다. 우리는 살면서 특정 기능과 형태를 연결해 인식하며 자란다. 예를 들어, 스위치를 보면 눌러야 작동하는 사실을 알 수 있고 쿠션을 보면 편하게 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 밖에 돌린다, 든다, 당긴다, 기댄다, 두드린다, 쓰다듬는다 등 여러 동적 행위를 유도하는 장치들이 우리 삶에 녹아있다.

넛지효과는 이런 생각을 반영하는 아주 좋은 예시 개념이다.

성질 부여

공간이나 사물에 성질을 부여함으로써 상호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여기서 성질이란 편안함, 안정성, 실용성, 가변성 등을 말한다. 이 성질 자체가 하나의 기능이 될 수 있다.

특별한 기능은 드물다. 중요한 점은 흔한 기능일지라도 어떤 형태로 구현해 풀어낼 것인가다. 이를 위해 소재와 물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기능, 즉 상호작용을 어떤 형태로 구현해야 실현 가능하며 올바른 사용자 경험을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감각과 감정 자극 경험

또 다른 상호작용 방법은 하나의 이야기를 경험하는 공간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경험하게 할 것인지 고민해 볼 수 있다.

컨셉을 통한 일관된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전체적인 색채나 소재를 이용해 구성하는 톤과 분위기가 일관성을 결정한다.

시퀀스를 통한 기승전결 구조를 만들 수도 있다. 이는 공간의 영역을 분할하고 각 존을 통해 구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