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하며 가진 생각 (23.10.01)

Oct 01, 2023
자취하며 가진 생각 (23.10.01)
이엔엠을 다니면서 자취하기 시작했다. 새절역 근처 원룸부터 지금 응암역 근처 빌라까지 약 4.2년 정도 살았다. 느낀 점이 몇 가지 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
 
하나, 혼자서도 잘 일어나게 됐다.
 
독립의 기본은 1) 혼자서 2) 생활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생활은 수면부터 출근 그리고 쓰레기 버리기까지 여러 가지를 포함한다. 시작은 혼자서 기상하기다. 혼자서 정시에 맞춰서 잘 일어나야 뭐라도 한다. 출근이든. 공부든. 잘 일어나기 위해선 수면 시각을 조절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퇴근 후 생활도 관리해야 한다. 그러니까, 혼자서도 자신을 잘 통제해야 한다는 것.
 
미국에서 열린 작년 롤드컵으로 인해 내 기상시각이 비정상적으로 이르게 됐지만 (평일이든 주말이든 늦어도 7시에 기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잘 일어나는듯.
 
둘, 가족 가중치 상승.
 
가족끼리 사이가 안 좋나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자취가 좋은 답입니다. 너무 가까우면 갈등이 생기기에 적당히 멀어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간도 다 동물이기에 각자만의 공간이 필요하거든요. 가정폭력, 알콜중독 등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멀어질수록 가족에 대한 애틋함이 커져갑니다. 오히려 일주일에 한 번씩 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키는 중. 엄마아빠 건강하길.
 
셋, 집에서 끊임없이 뭘 합니다.
 
집에서 할 일이 많습니다. 청소, 요리, 쓰레기 버리기, 빨래 등등 할 일이 많습니다. 쉬는 날도 쉬는 게 아닙니다. 쉬는 날은 못한 집안일을 하는 날입니다. 필요할 때마다 시켜먹으면 파산하기에, 주말에는 오래 먹을 수 있는 밑반찬을 사두거나 냉장고를 파먹습니다. 제 집이 깨끗하지 않지만, 이 정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넷. 집이 최고입니다.
 
엄빠랑 같이 살 때는, 집에 가도 누군가가 있다보니 쉬는 게 쉬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자취한 이후의 집은 온전히 나만의 시공간입니다. 그렇기에 집이 너~무 좋습니다. 혼자 편하게 쉴 수 있으니까요. 역설적으로, 이 시공간에 누군가를 초대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일이 참으로 위대하구나 싶기도 합니다 (결혼)
 
다섯. 숨만 쉬어도 나가는 비용이 많습니다.
 
버팀목 전세 이자, 경우에 따라 신용대출 이자, 생수, 휴지, 전기료, 가스비, 주민세 등등 별의별 비용이 생깁니다. 자취는 곧 자립적 경제 생활이기에 소득세 등도 있습니다. 그런데 저거는 독립하지 않아도 생기니까.. 여튼 별의별 비용이 생기고 식비를 계산하다보면 한국의 지독한 식음료 물가에 혀를 내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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