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의사결정을 되짚어보자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Aug 15, 2023
디즈니의 의사결정을 되짚어보자
 
 
디즈니가 추락하고 있다. 한때 200달러에 달했던 주가는 8월 15일 기준 88달러로 떨어졌다.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는 700달러를 찍고 150까지 떨어졌으나, 벌써 400달러 위로 올라왔다. 혹성 같이 멸망했다가 부활한 넷플릭스와 달리 디즈니는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기존 자산인 선형 채널의 광고 매출이 떨어지고 있다. 23년 1분기 기준, 선형 채널에서 나오는 광고 매출은 7% 떨어지고 영업 이익은 무려 35% 낮아짐.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전히 매출의 크기가 남다른데 이게 추락함. 두번째로, 디즈니플러스의 손실이다.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리지널 콘텐츠 흥행은 없고, 그나마 갖고 있는 구독자들도 인도 기반이라 사용자당 매출이 너~무 낮다. 인도는 구매력이 낮으니까 싸게 팔아야 하거든. 결국 3년 동안 10조 손실. 마지막으로 MCU다. 신작들이 줄줄이 똥싸고 있고, 예전만한 센세이션이 없다보니… 콘텐츠 회사는 결국 ‘기대감’으로 승부하는 건데, 이 기대감이 붙질 않으니 주가는 점점 낮아진다. 디즈니랜드 매출은 코로나 이후 다시 오르고 있으나, 문제는 이게 ‘전통’ 사업이라는 것. 주가에 반영되기 어렵다 (그러기엔 적자도 크고)
 
요약하면
  1. 잘 버티고 있던 선형 채널의 매출 부진 : ESPN은 한때 황금알을 넣는 거위였으나 추락 중
  1. 주가를 캐리하던 프랜차이즈들이 주춤거림
  1. 꼬라박고 있는 신사업도 부진함
  1. 그나마 돌아가는 건 테마파크인데, 이건 OLD해서 주가에 반영되기 어려움
 
그렇다면, 디즈니플러스를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디즈니플러스라는 OTT는 결국 변화하고 있는 사용자의 시청 트렌드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전략이다. 하지 않았더라면, 디즈니라는 회사에 대한 기대감도 없었을 것이고, 동시에 OTT가 없다고 하면서 퇴물취급받았을 수 있다. 주주들도 OTT 하라고 압박했을 거고.
 
결국, 자체 OTT를 꾸리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더 문제는 이미 디즈니 산하에 이런저런 OTT가 있었다는 것. 북미에는 훌루, 글로벌하게는 스타. 이걸 먼저 정리하지 않고 새로 만드니까 비용은 2배. 더불어, 자사의 기존 메인 BM인 극장과 근본적으로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 이것도 내부 정리가 안 된 거 같고. 하나 더하자면, 인력도 문제였을 것 같다. 굳~이 비유하자면 콘텐츠 제작은 ‘제조업’이고, OTT는 서비스업이다. 더불어 콘텐츠는 수십 년 동안 하던 거고, OTT는 새로 들이박는 건데…. 얼마나 경쟁력이 있었을런지.
 
결국, 거절할 수 없는 돈을 주면서 타 OTT를 사오거나 혹은 혈맹을 만들어서 새롭게 OTT를 만들거나 아니면 OTT에 해당 디비전을 팔거나. 1번은 사실… 떠오르는 인수자가 없다. 2번은 애플? 애플과 디즈니가 합쳐서 서비스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디즈니플러스를 만들되, 애플이 투자자로 들어온다거나 애플에게 매각하는 그림까지 그렸다면? 아니면 애플티비플러스에 디즈니 콘텐츠 사업부를 판다거나 (크흠)
 
내가 만약 CEO였다면? 솔직히…. 감이 안 온다. 타 회사에 매각하는 결정은 하지 못했을 거다. 그렇다면 애플과 혈맹을 만들어야 했을까? 가능할까? 혈맹을 만들어서 진출하는 전략은 역사적으로 잘 된 경우가 없다. 결국 기존 OTT를 통폐합하지 않았을까… 흠..
 
 
 
 
 
 
 
 
Share article
RSSPowered by in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