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잘하고 싶은 리더에게 체력이 절실한 이유

팀의 리더에게 있어 체력 관리가 왜 중요한가
Jun 27, 2023
일을 잘하고 싶은 리더에게 체력이 절실한 이유
일을 하다 보면 유난히도 감정이 요동치는 날이 있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이슈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고, Product Manager로서 팀원들의 아쉬운 모습만 부각되며 뭘 하든 허우적거리는 듯한 그런 날. 예전엔 그럴 때마다 ‘내가 지금 왜 이러지’하며 의아해했다면, 지금은 스스로 ‘체력’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스트레스를 견딜 만큼 푹 쉰 적은 언제인지, 일 외에 온전히 나를 돌아봤던 적은 언제이며 마지막으로 개운한 아침을 맞이한 건 또 언제인지. 물리적, 심리적 체력이 고갈된 책임자 혹은 요즘 말하는 PM, PO의 결정은 생각보다 폭발적인데, 이를 소홀히 여겼을 경우 아래와 같은 상황에 놓일 위험이 매우 크다.

첫째, 팀 리더로서의 판단력이 흐려진다.

개인적으로 생각했을 때 체력이 떨어진 관리자에게 있어 드러나는 가장 위험한 현상이다. 책임자의 판단력이 흐려질 경우 지금 당장 발밑의 일을 쳐내기에 급급해 장기적인 목표 따위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책임자가 내리는 ‘흐릿한 결정’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하다. 마치 블루라이트 모드가 켜진 채 RGB 색상 값을 고르는 것처럼 애초부터 선명하게 바라볼 수 없던 이슈는 그릇된 결정을 유도하고, 보통 그렇게 한참을 잘못 짚은 맥을 바로잡기 위해 누군가의 노동이 추가되거나 예상에 없던 비용이 추가되곤 한다.

둘째, 낮은 판단력은 감정을 우선시한다.

때때로 필요에 따라 책임자의 감정이 일에 개입되는 건 이해할 수 있지만, ‘감정적인 상황’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평소 잘 내색하지 않던 책임자의 체력이 유독 떨어지는 날엔 그 임계치가 한없이 낮아져 결국 성질을 내거나 감정이 과잉되곤 하는데, 이를 한 마디 설명 없이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팀원을 찾아보기란 찾기 쉽지 않다. 그렇게 상위 책임자의 비언어적 감정 폭력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되고만 팀원들은 화의 기저를 찾다가 결국 이해를 포기하고, 그렇게 책임자는 감정적인 사람에 머물게 된다.

셋째, 그리곤 팀을 붕괴시킨다.

다소 과한 표현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도 그렇다. ‘일이 되게 만드는 것’이 자신의 일인 책임자에게 있어 기초 체력이 떨어졌다는 건 ‘되는 일도 안되게 만드는’ 상황을 불러일으킬 여지가 충분한데다, 팀과 팀원이 맡고 있는 일의 가치를 한없이 떨어뜨릴 폭발력까지 머금고 있다. 결국 적절한 피드백을 받지 못한 팀원들은 일의 동기를 찾지 못한 채 이탈하고, 개선되지 않는 책임자는 새 팀원을 구해 똑같은 굴레를 거듭하며 팀의 붕괴를 가속한다.

체력을 다시 기르기 위한 방법

본래의 생산적인 사고와 합리적 의사 결정이 가능한 수준으로 체력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선, 너무도 당연하지만 절대적인 시간과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물리적인 체력뿐만 아니라 그 근간이 되는 심리적 체력 또한 제 궤도에 다시 돌려놓아야 한다는 점인데, 나 스스로도 많은 경험과 시간을 들여 얻을 수 있던 방법 세 가지는 아래와 같다.
 
  1. 많이 잔다.
      • 평소 다섯 시간 정도 잔다면, 이틀 정도 연속으로 취침시간을 매일 두 시간 늘려 일곱 시간 정도는 충분히 취침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틀 연속’인데, 적어도 이틀은 꾸준히 절대적인 수면시간을 늘려주면 좋다.
  1. 저녁 일기를 쓴다.
      • 이건 체력의 높낮이에 상관없이 가급적 매일, 꾸준히 하면 더 좋다. 중요한 건 오늘 하루 있었던 일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그 과정에 느꼈던 감정을 모두 마음 밖으로 토해내어야 효과가 있다는 점. 처음엔 마음을 들여다보는 게 어려울 수 있는데, 점차 반복될수록 마음속 나도 모르게 쌓여있던 부유물을 걸러내는 데 익숙해지고 그렇게 남은 기록은 훗날 체력이 개선된 내게 전하는 메시지가 된다.
  1. 스트레칭을 한다.
      • 스트레칭은 물리적, 심리적 성취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인데, 하루 내 뒤틀렸던 자세를 바로잡고 마음을 가지런히 해 오늘의 고민을 끊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임자의 연봉엔 책임 값이 묻어있다고들 한다. 일에 대한 이해도는 물론 팀원 관리와 팀 전체의 리소스가 궤도를 벗어나지 않게끔 하는 것 또한 그들의 책임이기에 그만큼 더 받는 것 이라는 건데, 나 역시 지금처럼 좋아하는 일을 더 오래 하고 또 지금만큼 좋아하는 마음이 유지될 수 있도록 체력 관리에 더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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