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 “창업자 친화적”의 의미 재해석

"창업자 친화적"은 무엇을 의미할까? 시장이 바뀐 지금, 벤처투자는 어떻게 재해석해야 할까?
Jan 14, 2024
불편한 진실 - “창업자 친화적”의 의미 재해석

Introduction

제 블로그에서 계속 등장하는 Theme이 있습니다: Capital Efficiency (자본 효율성), Sustainability (지속 가능성), Competitive Moat (경쟁력). 유례 없이 10년 이상 지속된 ZIRP (Zero Interest Rate Policy) 환경으로 촉진된 시장 마니아에서 벤처시장은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창업자 분들 사이에서 제가 쓰는 글들이 반갑게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벤처투자 업에서 종사하는 사람으로써 창업자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의 느낌을 실어줘야 하는데 이런 글들이 오히려 반대효과를 주는게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또한, 경력도 별 볼일 없는 제가 올바른 메신저인지에 대해도 고민이 많습니다.
거의 모든 벤처투자 웹사이트엔 자기 자신이 “Founder-Friendly”(창업자 친화적)이라고 표방합니다. Founder-Friendly란 정확히 어떤 것을 의미할까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높은 밸류를 찍어주는 하우스? 창업자에게 듣기 좋은 말만 하는 VC? 창업자 얘기대로 무조건 움직여주는 이사회?

Founder-Friendly —> Founder-Focused!

모든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이 기하급수적으로 뛰고 있고 Dry Powder가 abundant할 때는 딜 확보를 위해선 많은 VC들이 위처럼 행동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누구나 자기 생각을 challenge하는 사람은 멀리 하게 되고 본인을 support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고 싶어하죠.
하지만 VC와 창업자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이해관계 충돌(관련 블로그) 사항이 있습니다. 이는 스타트업이 승승장구하면 문제가 될 일이 없지만 조금이라도 잘못되면 창업자 분들이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핵폭탄처럼 발현됩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이 잘 안될 경우엔 고통은 투자자와 똑같이 분담되는 것이 아니라 창업자에게만 고스란히 전가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창업자께선 VC의 달콤한 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창업자 친화적이란 딜 확보나 단기적인 이익을 위해 달콤한 말만 내뱉고 높은 밸류를 찍어주는 VC보다 본인 가정을 계속 challenge하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회사를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 곳일 것 같습니다.
“Show me the incentive, and I’ll show you the result.” 창업자께서 벤처 투자 펀딩을 하실 때 해당 투자사의 이해관계를 정확히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2021년 고점에 큰 돈을 투자 받고 후회하시는 선배들의 사례들을 배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안됩니다. 아래 사항을 고려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VC는 우리 회사에 투자했을 때, 어떤 수준의 time horizon을 보고 있는가? 이 들이 내 회사에 투자할 펀드의 만기는 언제인가?
  • 펀드규모는 어떻게 되는가? 정말 우리가 좋아서 투자하는 것인가, 아님 투자기간에 쫓겨 dry powder를 deploy하기 위해 투자하는 것인가?
  • 이 VC의 투자전략은 어떻게 되나 (concentrated vs. diversified)? 우리는 그 들의 포트폴리오 20 중 하나인가, 500개 중 하나인가? 과연 나를 신경써줄만한 여력이 있는가?
  • 내 회사의 Long-Term Plan이 투자자의 기대와 부합하는가? 우리가 받는 밸류 멀티플을 상장시장에서 인정 받으려면 무엇을 어떻게 실현해야 하는가? 현실적인가?

Tweet

1월 7일 블로그(AI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펀딩에 주는 영향)와 그 전에도 계속 작성한 내용과 다소 repetitive 하지만 저보다 훨씬 더 훌륭하게 현재 펀딩에 대한 현실과 창업자께서 고민해야 할 사항들을 정리해 놓은 Jamin Ball의 블로그가 있어 다시 공유 드리고자 합니다.
Jamin Ball의 블로그는 아래 트윗으로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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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 Sim은 Boldstart Ventures라는 얼리 스테이지 SaaS 투자사의 대표입니다. 최근 Airtable의 Airplane acqui-hire 사례를 들며 late-stage 투자자들이 1x로라도 기존 투자금을 회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 Airtable과 Airplane merger는 최근 VC 업계 내 훌륭한 딜메이킹 사례로 꼽힙니다.
    • Airplane이 예상한 것 만큼 잘 안 된다고 결론을 내렸을 때, 투자자에겐 투자금 회수, 임직원에겐 고용 안정성, Founder에겐 risk-taking과 노력에 대한 보상을 줄 수 있는 Exit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모든 이해관계를 아우르는 딜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힘들고 어려운 일이며 Eric Vishria라는 Benchmark의 General Partner의 노력과 Airplane 대표 Ravi Parikh의 결단이 빛을 낸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Jamin Ball은 위 트윗에 동의하면서 아래와 같이 답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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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설적으로 얘기하자면 이전 사이클에서 돈을 받지 말아야 할 회사들이 너무 많이 투자 받았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그 중 누가 지속가능하고 누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 이젠 알 수 있다고 합니다.
  • 회사들이 정직하게 자아성찰을 하고 빠르게 행동할 수록 창업자와 임직원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차가운 시장과 현실 속에서 창업자들은 본인 비즈니스에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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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과 2022년 마니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차트입니다. 5년 동안 투자해야 했을 금액이 18개월 기간 내 deploy 되었습니다.
The challenge with a number of the 2021 rounds, is that if the world ever shifted to more of a risk off attitude, or just less risk on, companies would have to “catch up” on these milestones. Well, we all know this happened. Now, in order to raise an up round from a 2021 round, companies most likely will have to hit a significant number of milestones. The big challenge facing a number of companies today - as the large cash balances from 2021 start to shrink, what happens if they haven’t hit all the milestones needed to raise another round, or an up round? And what if the path to hitting those milestones even 5+ years out isn’t clear?
  • 2021년 마니아 시절 많은 회사들은 별 다른 KPI 성과 없이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시장에서 회사를 평가하는 방법이 달라졌습니다.
  • 회사들은 이제 2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grow into the valuation (현재 compressed 수준의 멀티플을 적용했을 때 직전 밸류까지 회사를 성장시키는 방법), 또는 2) down-round.
    • Growing into the valuation: 그 목표에 도달하기 까지 경기침체인 상황에서 매우 급격히 성장할 수 있을까요? 그 때 까지 현금이 남아 있을 수 있을까요? 돈을 쓰는 것만 익숙했던 회사가 갑자기 capital efficient 모델로 성공적으로 피봇할 수 있을까요?
    • Down-Round: 다운 라운드는 매우 Painful 합니다. 만약에 Down-Round를 하면 Preference Stack 이후 창업자 지분이 남아있기는 할까요? 직원들에게 배분한 ESOP 가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투자자들(early stage vs. late stage)은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요?
  • 어떤 방법이든 쉽지 않습니다. 높은 밸류를 인정 받고 돈을 받을 땐 기분이 좋았지만 정말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습니다.
Startups should all be asking themselves one key question today: Have we really built something that has differentiated product market fit and can sustainably exist as a standalone company? Or are we essentially walking dead but on endless life support with our big cash balance?
  • Jamin Ball은 창업자와 이사회에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촉구합니다: 우리 비즈니스가 정말 지속가능한가? 아님 runway만 남은 walking dead인가?
Another reason to ask the question today - if the answer turns out to be “we really don’t have a realistic path forward as an independent company” then you go into action mode and look for a soft landing for the company (ie something like an acquisition). The challenge will be, over the next 12-18 months I believe there will be a lot of companies coming to this same conclusion…And there are only so many acquirers out there. You want to be in front of the rush, not in the middle of the stampede.
  • 만약에 우리가 후자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면 빠르게 행동하여 “soft landing”을 추구하라고 합니다. 곧 12~18개월 내로 비슷한 답을 내놓는 회사들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Conclusion

As I’m writing this post, I’m realizing that a readers takeaway may be “look at this VC with his I’m holier than thou attitude sitting on his high horse spewing advice in absolutes like he knows everything…”
  • 창업자와 임직원들껜 인생이 달린 문제이고 훨씬 더 많은 고민을 하셨을 문제인데 Jamin이 얘기하는 것처럼 제가 이런 블로그를 쓰는 것에 대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I acknowledge that it can sound like that…I think there’s a lot of things left unsaid today in the investor / founder relationship because folks are afraid of having the hard convos. We need to reinvent what it means to be founder friendly. I’m writing this in a more blunt tone not because I think I know everything, but because I think it’s really important.
  • 하지만 Jamin의 말을 인용해서 말하기 어렵고 불편한 얘기를 지속적으로 던지는 것이 VC의 역할이자 진정한 “founder-friendliness”라고 생각합니다.
  • 벤처투자를 받는 것은 물론 매우 훌륭한 성과입니다. 다만 이 세상엔 “Free Lunch”는 없고 돈엔 꼬리표가 붙습니다. 창업자께선 모든 이해관계를 충분히 이해하셨는지, 이 돈을 받는 것의 first-order, second-order, nth order consequence까지 생각하셨는지,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 받으시면 이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며 어떤 기대값을 지니는지 등 꼭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 이는 미래에 창업자께서 본인의 열정과 노력에 대해 보상을 받으실 수 있는지, 본인이 그리신 회사의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지 등 많은 것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이 내용과 관련하여 얘기 나누시고 싶은 분들은 아래 LinkedIn으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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