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2024년 주목해야 할 AI 전문 벤처투자사 - Sarah Guo의 Conviction

AI 전문 미국 탑티어 벤처투자사는 어떤 전략을 갖고, 어떤 회사에 투자할까?
Dec 03, 2023
Part 1: 2024년 주목해야 할 AI 전문 벤처투자사 - Sarah Guo의 Conviction
장기간 동안 꾸준히 훌륭한 실적을 낸 벤처투자자와 펀드는 어떤 자질과 덕목을 갖추고 있을까요? 이제 갓 스타트업 투자에 입문한 저로써 개인적으로 많이 고민하는 주제입니다.
운 좋게도 주변엔 아낌없이 조언을 건내 주시는 선배님들이 계시고, 벤처투자 역사가 긴 미국의 VC 사례들을 공부하며 위 질문에 대한 답을 개선해나가고 있습니다.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전에 VC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이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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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향 비즈니스 모델

  • VC의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간단합니다. LP(정부, 연금, 보험사, 민간기업, HNW 등)들에게 돈(출자금)을 받고, 스타트업(venture asset class)에 대신 투자해주는 모델이죠.
  • 이 대가로 VC는 LP로부터 연간 “구독료(Management Fee)”를 수취하게 됩니다. 연간 투자금의 2%에서 많게는 5%까지 가져갑니다. 서비스가 맘에 안 들 경우 언제나 구독취소가 가능한 넷플릭스 같은 구독상품과 달리 한번 투자자가 커밋했을 경우, 10년+ 기간 동안 락인 되는 것이죠.
  • 다른 일반기업과 마찬가지로 VC는 이 (투자)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세일즈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 VC들은 펀드의 훌륭한 파트너들, 인적 자원, 네트워크, 창업자 평판, 브랜드, 펀드 전략, GP Commit % 등을 내세웁니다. 이 모두 해당 펀드의 미래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선행지표입니다.
  • 하지만, 위 사항들보다 LP들이 가장 중요하게 눈 여겨 봐야 할 KPI는 “Distribution to Paid-In Capital (DPI)”입니다. VC들이 불명확한 기준으로 평가한 TVPI나 IRR 등 보다 노이즈를 줄여주고 “실제로 LP들에게 벌어준 금액이 얼마인데?”를 명확히 보여주는 수치입니다.
  • 장기간 지속 가능한 VC는 무엇보다 LP를 위해 꾸준히 높은 투자 수익률을 안겨줘야 합니다.

스타트업향 비즈니스 모델

  • LP들은 VC를 고를 때 DPI (즉, 수익률 Track Record)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입니다. 스타트업은 어떻게 VC 파트너를 고를까요? 당연한 것은 스타트업은 해당 VC의 DPI를 보고 결정하진 않습니다.
  • 스타트업마다 평가 기준이 다릅니다. 제가 생각하기론 스타트업 대표님들께선 아래 사항을 고려하실 것 같습니다:
    • 기존 친분 / 네트워크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내 이사회에 들어오는가)
    • 펀드의 충분한 드라이 파우더가 있고, 미래 라운드에도 우리를 밀어줄 수 있는가?
    • 우리가 풀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 도메인 지식이 있는가?
    • 그로쓰 파트너 등 Value-Add 역량(recruiting, GTM, 세일즈 등)이 있는가?
    • 해당 하우스의 브랜드 평판이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지고 있냐?
  • 본질적으론 대표님 입장에선 결국 해당 VC의 전략과 파트너가 나와 얼마나 이해관계가 일치하냐 (long-term interest alignment)의 판단으로 보여집니다.

VC의 포지셔닝에 따른 이해관계 충돌

  •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VC는 LP 투자자와 스타트업 관계를 모두 아우르는 포지셔닝입니다. 하지만 LP투자자의 이해관계(maximize returns)와 때론 외부인들에겐 비자명(non-obvious)한 이유로 인내심과 끈기를 요구하는 스타트업 관계는 명확히 이해관계 충돌(conflict of interest) 여지가 있습니다.
  • 창업자의 신뢰도 확보가 먼저냐, LP 투자자의 신뢰도가 먼저냐는 “Chicken or the Egg” 문제와 똑같습니다. 아무리 LP 투자자의 신뢰도가 많아 투자금이 많다 한들 훌륭한 스타트업 투자 기회는 한정적(”Power Law Dynamics”)이며 아무리 창업자의 신뢰도가 높더라도 투자할 돈이 없으면 무용지물입니다.
  • 어려운 일이지만 두 관계 모두에서 행동을 기반한 훌륭한 Reputation과 Track Record을 구축해야 합니다. No Questions Asked 방식으로 창업자를 지원하거나, 공격적인 원금회수 방식으로 무조건적으로 LP의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행동해야 합니다.
  • 여기서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기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명확한 expectation setting과 솔직하게 자주 소통하는 방법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 창업자에게 빡세기로(?) 유명한 Khosla Ventures는 놀랍게도 Founders Choice VC 리더보드 1등입니다. Khosla Ventures의 홈페이지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We prefer brutal honesty to hypocritical politeness.” 모든 사람들이 그를 좋아할 수 없지만 많은 투자자들에게 존경 받고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파트너하고 싶은 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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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밸류체인 내 각 플레이어들이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도표
  • 장이 좋을 때는 Tiger Global, Coatue, Softbank Vision Fund 등과 같이 No Questions Asked 방식으로 몇 백억~몇 천억 수표를 써주고 유니콘 밸류를 찍어주는 투자자들이 입니다.
  • 이러한 (Seed~Growth 단계 모두에 투자하는)메가펀드들에게 맞서는 micro 펀드들의 도메인 지식, 훌륭한 Value-Add 파트너, 이해관계 일치(interest alignment) 등의 value proposition은 하찮은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장이 빠지면서 메가펀드 전략의 지속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 되었습니다.
  • LP들의 돈은 슬슬 특정 스테이지, 또는 도메인 specialized 된 펀드로 몰리고 있습니다. 돈만 주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게 아니라 스타트업 성장 과정에서 VC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풀이됩니다.
  • 지속가능하고 훌륭한 VC는 지분을 싸게 얻기 위해 투자 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스타트업 임직원과 유사하게 회사의 외부 일원으로써 유의미한 “skin in the game”을 기반으로 창업자와 같이 뛰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말이 쉽지, 직접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Sarah Guo의 Conviction

  • 서론이 길었습니다. 위와 같은 생각을 갖고 최근 제가 가장 관심 있게 follow하는 micro fund는 Sarah GuoConviction입니다.
  • Sarah는 Greylock이라는 미국 탑티어 벤처투자사에서 General Partner로써 근무했습니다. Greylock 내에서 Skyhigh Networks (McAfee 인수), Neeva (Snowflake 인수), Figma 등 굵직한 딜을 리드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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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rah는 AI의 기회를 보고 Greylock의 따뜻한(?) 직장을 뒤로 하고 2022년 말 Conviction을 창업합니다. 첫 펀드인 Conviction Partners Fund I는 $100M 규모(약 1,300억원)로 조성했습니다.
  • 약 2011년에 대학 졸업한 것으로 보아 만 34~36입니다. 나이 자체를 따지는 것이 꼰대(?) 마인드로 보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엄청 어린 나이에 펀드를 리드하시네요!
  • Sarah는 손쉽게 $500M+ 펀드를 조성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개인적으론 의심하지 않습니다. 간접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네트워크와 영향이 있는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 AI 펀딩을 보시면 쉽게 백억, 천억 단위를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회사에 유의미한 티켓 사이즈로 투자를 하려면 더 큰 펀드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더 규모 있는 펀드를 조성하지 않은 것에 대해 Sarah는 이렇게 말합니다. Put your money where your mouth is!
I believe constraints breed discipline and creativity for founders… and I do believe its the same for investors.

Conviction 전략

  • 위 도표에서 LP 전략에 따라 펀드의 성격을 알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Conviction의 LP는 누구일까요?
    • 펀드의 LP 사항은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특정 기관에게 받는 경우, 공시가 의무화 될 수도 있지만 민간기관이나 개인의 경우, 더더욱 잘 알려지지 않죠.
    • 누구인진 정확히 모르지만 Conviction의 주요 LP들은 Conviction의 소프트웨어 3.0 비전과 Sarah Guo에 깊히 공감하고 있는 Founder들과 민간기업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장기간 동안 창업자의 비전을 이해하고 인내심 있게 기다릴 수 있는 진정한 “모험 자본”이죠.
    • Conviction의 Embed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이벤트를 보면 LP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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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론 완벽한 것은 없지만 스타트업, LP, GP 모두의 이해관계 일치화가 어느정도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죠. 스타트업이 어려워 졌을 때 자기 원금회수를 위해 솔루션을 훼방 놓는 파트너가 아니라 비자명(non-obvious)한 사항을 파악하고 발 벗고 뛰어줄 파트너가 될 수 있는 포인트죠.
  • 스타트업 측면으론 Sarah Guo는 어떻게 활동하고 있을까요?
    • 먼저 Sarah Guo는 Greylock 시절 지속적으로 구축한 관계를 바탕으로 높은 브랜드 파워와 신뢰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관계가 단기적이고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으로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높은 퀄리티 퍼포먼스를 지속적으로 보여주면서 신뢰도를 구축한 결과죠.
    • 또한, 올해 2월부터 No Priors라는 팟캐스트Elad Gil과 진행하고 있습니다. Ilya Sutskever (OpenAI), Clem Delangue (Hugging Face) 등 AI 거물들을 초청해서 AI 산업을 다룹니다. 훌륭한 네트워킹 장이 될 뿐더러 잠재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자기 PR 기회가 되죠(가진 것은 없지만😭 저 또한 Sarah Guo와 20VC의 Harry Stebbings를 보고 영감을 받아 블로그를 시작한 바 있습니다).
    • Conviction은 Embed라는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YC와 유사)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인터뷰를 통해 Sarah는 AI가 이제 갓 시작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AI에 진심인 VC라면 가장 집중해야 할 곳은 “창업(inception)” 단계이죠. 여기서 많은 훌륭한 창업자들의 아이디어와 실험들을 지켜보면서 지식과 인사이트를 가져갈 수도 있고 초기 투자기회를 엿볼 수 있습니다.
      • Conviction은 현재 9개 포트폴리오에 투자한 바 있습니다. B2B 엔터프라이즈 솔루션(Seek, Harvey 등), 인프라 (Baseten, Ventrilo, Langchain 등)와 모델 (Mistral AI) 레이어에 투자했죠. B2B를 제외하곤 아직 어플리케이션 레이어에 적극적인 투자는 집행한 바 없습니다. 아직은 시기상조라 생각하고 창업 단계에서 트렌드를 지켜보다가 투자를 집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선정된 팀들에겐 $150,000 (약 2억원)과 $350,000 (약 4.5억원) 가량의 OpenAI, Anthropic, BaseTen 크레딧을 줍니다. 투자도 uncapped, no-discount, MFN SAFE이기 때문에 창업자 입장을 매우 고려한 텀이네요.
      • 뿐만 아니라 Baseten은 Conviction의 포트폴리오 회사입니다. 인프라 레이어 포트폴리오 입장에선 Value-Add를 벌써부터 확실히 해주는 느낌이죠.
  • LP 구성, 스타트업 향 전략, PR 및 브랜딩까지 탄탄합니다. 많은 생각과 준비를 했고 그 동안 축적해 놓은 social capital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Conviction이 생각하는 AI 투자 기회

Sarah Guo의 팟캐스트나 글 들을 읽어보면 본인이 생각하는 AI 투자기회에 대한 생각을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 저는 여러 블로그 포스트를 통해 오픈소스 무브먼트에 대해 회의적인 생각을 밝힌 바 있습니다. 인터넷 혁명 이후 최근 모바일, 클라우드, AI (첫 AI 웨이브 - AlexNet, RNN, CNN 등)에선 대부분의 밸류가 Incumbent(대기업)으로 몰린 바 있죠. Elad Gil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정리한 표를 가져와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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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AI 웨이브(트랜스포머)에선 어떻게 될까요? Elad Gil은 80(대기업):20(스타트업)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0%가 적다 생각해도 현재 구글의 시가총액은 $1.66 Trillion 입니다. 스타트업이 구글의 시장 10%만 갉아먹는다 하더라도 시장기회는 $166 Billion으로 어마어마합니다. 제가 Open Source Movement나 AI 산업에서 스타트업의 역할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The battle between every startup and incumbent comes down to whether the startup gets distribution before the incumbent gets innovation.
  • 스타트업이 대기업 상대로 가질 수 있는 강점은 스피드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AI 웨이브는 다른 기술 혁명과 달리 스피드 강점이 강력하게 작동될 가능성이 몇 가지 있습니다:
    • 1) AI는 너무 빨리 바뀌고 있습니다. AI의 리더가 아닌 일반 대기업의 경우, 이 빠른 변화와 속도에 따라가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 2) Observability, halluncination 등 컴플라이언스 이유로 대기업들은 AI의 적극적인 도입에 망설이고 있습니다. 작은 스타트업들은 이러한 규제에 망설일 필요가 없습니다.
    • 3) 대기업들은 오랜 기간 운영에 따라 “Data Moat”가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이길 수 없을 것으로 생각해왔습니다. 다만, 대기업들이 지금까지 축적한 데이터들은 정형화 되어 있지 않아 실제 트레이닝에 사용되기 어렵습니다. 반면에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창의적인 방법으로 빠른 속도로 높은 퀄리티의 data acquisition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AI 산업에 도전하기 위해선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Zero-shot(제로샷) 방식이 아니라 자본효율적인 방법으로 Few-shot(퓨샷)으로 PMF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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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람은 스타트업을 의미. 어떤 업체들은 현재 기술 수준을 이용하는데 그치는 반면 특정 스타트업들은 AI 기술 Frontier를 혁신하고 본인 프로덕트에 반영하고 있다.
  • 그렇다면 Conviction이 투자하고자 하는 AI-native 스타트업들의 창업자를 판단할 때, 풀고자 하는 도메인에 대한 지식이 중요할까요, 아님 AI에 대한 기술적(technical)인 강점을 갖추고 있을까요?
    • Sarah는 Conviction이 투자한 Harvey AI를 예로 듭니다. Harvey는 법조계를 위한 AI 플랫폼입니다. Harvey AI의 창업자인 Winston Weinberg는 미국 탑 로펌에서 라이징 스타이자 해커였죠. 공동 창업자인 Gabe Pereya는 Meta, DeepMind 등을 거친 AI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 결론은 둘 다 중요합니다. 하지만, 현재에선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프로덕트를 SOTA 수준으로 상용화 시킬 수 있는 엔지니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됩니다.

Conclusion

  • Part 1에선 제가 Conviction을 주목하는 이유에 대해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해봤습니다.
  • 다음 Part 2 블로그 포스트에선 Conviction의 주요 포트폴리오(LangChain, BaseTen 등)와 창업 아이디어에 대해 공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언제나 말씀 드리듯이 의견, 질문, 피드백이 있으시면 편하게 메일이나 아래 LinkedIn으로 연락 부탁 드립니다 (커피챗도 좋습니다!☕). 특히, (지금이나 미래에) AI 관련하여 창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들과 가볍게 편한 자리로 만나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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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son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