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기한 지키는 일정관리법

feat. 시간약속 안 지키는 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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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30, 2024
마감기한 지키는 일정관리법

시간약속 안 지키는 팀원

최근에 한 팀원 A가 마감일에도 과제를 공유하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어보았더니, 본업에서 갑작스러운 출장이 잡혀 과제를 다 끝낼 수 없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인 만큼 본업을 제쳐두고 우리 일에만 전념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는 해요. 리더인 저조차도 이 프로젝트에 100% 노력을 쏟아붓지는 않으니 말이에요. 그래서 A에게는 ‘늦는것은 괜찮다. 하지만 마감이 늦어질 경우 미리 알려만 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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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어제, 일주일에 한 번씩 진행하는 정기 회의 시간이 되어 다른 팀원과 제가 미팅룸에 들어와서 A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회의 시작 시간이 되어도 미팅룸에 들어오지 않는거에요. 예정된 회의 시작 시간이 훨씬 지나서야 비행기 연착으로 미팅에 참석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노션을 열어보니 미팅 노트(안건 공유)도 준비되어 있지 않았어요. 분명히 회의 시작 전 사전에 미팅 노트를 작성해 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말이에요! 백번 양보해서 비행기 연착은 갑작스러운 일이었다고 칩시다. 하지만 정말 예상치 못하게 회의 5초 전에 연착 소식을 알게 된 것이라면 미팅 노트를 써 놨어야 앞뒤가 맞아요. 적어도 5초 전까지는 회의를 한다고 알고 있었을 테니까요.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꼭 빨리 끝내야 하는 것은 아니니 본인의 일정을 고려해서 넉넉하게 마감기간을 잡아달라고. 혹시 늦어지게 되면 늦어진다고 이야기 해달라고요.
늦어지는 일은 언제나 있을 수 있고 주니어가 예상 작업시간을 정확히 예상하지 못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따라서 늦어지는 것에 대해 책임을 물을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정해진 날짜가 되었는데 그 날이 되어서야 ‘사실은 완수하지 못했다’고 통보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다 끝내지 못할 것 같다면 그 전에 미리 늦어질 것 같다고 양해를 구했어야 해요. 그래야 그 일과 관련된 다른 팀원이 상황을 파악하고 조치를 취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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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이런 상황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팀원은 바로 내보냈을거에요. 하지만 지금 A를 내보내면 당장 A가 하던 일을 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면 그 업무는 중단되고 그 업무에 엮여 있는 후속 액션도 새 팀원을 구할 때까지 줄줄이 중단이에요. 새 팀원을 구하는 것이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기도 하고요.
일단은 A와 함께 하면서도, 더이상 A가 이런 식으로 일정을 마음대로 어기지 않도록 무언가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요?
팀원에게 매번 훈수만 두어서는 전혀 이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 저도 더 이상 훈수를 두고 싶지 않아요. 저는 선생님이 아니라 동료이고 상사가 아니라 PM이니까요. 일방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훈수 두는 것보다는 같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무래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생각한 방법은 ‘함께 일정 짜기’에요. 혼자서도 마감기한을 지킬 수 있을 때까지 A와 함께 업무 진행 일정을 같이 짜보려고 합니다.
 

마감기한 지키는 일정 계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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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업부터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과제 일정을 잡아볼 거에요:
  1. 필요한 작업을 최대한 상세하게 나열한다.
  1. 작업 순서와 종속된 작업을 정리한다.
  1. 각 작업의 난이도를 0-10 척도로 평가한다.
  1. 각 작업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추정한다.
  1. 확실하게 확보할 수 있는 작업 가능 시간을 요일별로 찾는다.
  1. 작업 가능 시간에 작업을 배분하고, 실행한다.
  1. 작업 완료 시 PM에게 완료 여부만 공유한다.
 

이렇게까지 하면 뭐가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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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에게 좋은 점

  • 전체 과제가 아니라 작업의 단위로 완료 여부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막판에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일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하면 이번 일처럼 마감일이 되어서야 뒤늦게 통보를 하는 일이나, 제 시간에 제출하더라도 과제의 퀄리티가 떨어지는 일이 없어질 거에요.
  • 과제를 할 때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계획 없이 일단 조사부터 시작하는 것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획을 세운 다음 착수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작업을 하다 보니 예상과 틀어질 수 있어도 계획을 세우면 전체 프로세스 안에서 특정 단계에 얼마만큼의 리소스를 쏟아야 하는지 아는 상태로 작업에 착수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처음에 계획했던 마감기한에서 크게 틀어지는 일이 없어집니다.
 

PM에게 좋은 점

  • 팀원의 작업 가능 시간을 고려해서 팀원의 피로도가 높아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 해당 팀원이 작업을 할 때 걸리는 시간을 경험적으로 알게 되기 때문에 추후 마감기한 산출 시 정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작업 a, b를 수행하는 동안 a에서는 보통 5시간이 걸리고 b는 1시간 밖에 안 걸린다면 나중에 비슷한 작업을 하게 되었을 때도 이전의 기록을 바탕으로 스케줄링을 할 수 있게 되어요.
  • 중간중간 작업 진행상황을 확인하여 불안하지 않아요.
 

 

마무리

조금 번거롭더라도 당분간은 이 방법을 시행해 보려고 합니다. 팀원이 시간약속을 잘 지키고 마감기한을 잘 맞추는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 이 번거로운 과정의 1차 목표에요. 하지만 이 과정은 저에게도 PM으로서 팀원의 상태를 알아보는 법, 일정을 관리하는 법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되므로 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슬랙으로 A에게 지난 번에 하지 못한 비대면 미팅을 다시 요청했습니다. 비대면 미팅 때 일정 관리 방법을 공유하고, 시행해 본 다음, 후기를 공유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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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잘러가 되고싶은 주니어, 물만두입니다. 🥟일잘러를 향한 여정을 함께하고 싶다면? 블로그 구독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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