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잘 맞는 회사를 고르는 방법 ✔️

내가 오래 일했던 조직은 뭐가 달랐을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일이 재밌었다. 그곳에선 오래 일할 수 있었다.'
나와 잘 맞는 회사를 고르는 방법 ✔️

4번째 회사로 이직하고 한 달이란 시간이 지나니 명확히 알 수 있었어요. '아 이 회사는 나와 맞지 않구나.' 안 맞는다는 게 상당히 주관적이지만 제가 안 맞는다고 느끼는 부분은 바로 '일의 재미'였어요. 한 마디로, 이곳에서 하는 마케팅이라는 게 재미없었습니다.

나에 대해서 알만큼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서 나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생각이 드는 게 혼란스러워서 한 달을 더 버텼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똑같은 마음이었요. '아, 이곳에서의 마케팅이 너무 재미없다.' 그 상황을 인지한 후 심각하게 고민에 빠졌죠.

  • 내가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인가

  • 흥미를 느끼는 분야인가

  •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만큼 좋은가

마케팅을 더 잘 하려면 위의 질문들에 네!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려면 회사의 비전, 제품이나 브랜드의 가치에 확신이 있어야 하죠. 그래야 내 스스로가 팬이 되어 다른 고객을 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하지만, 지금의 회사는 분명 훌륭한 IT 솔루션(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에도 제가 그 제품과 분야에 흥미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품에 대해 알면 알아 갈수록, 이 시장에 대해 공부할수록 더욱더 끌리지 않았죠. 까놓고 말해, 내 친구에게 추천하고 싶어? 내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라고 물을 때 아니요, 라는 답만 둥둥 떠다니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습니다. '아 내 스스로가 이 제품과 시장에 대해 공감을 하지 못하고 있구나.' 그래서 재미가 없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던 거죠.

혹자는 그게 무슨 상관이야? 그냥 마케팅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할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곳에서 계속 마케팅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만 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고 나니 이런 글을 써보고 싶었어요. 나와 잘 맞는 회사를 고르는 방법에 대해. 저도 7년쯤 되고 나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디에서 일할 때 잘할 수 있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나와 잘 맞는 회사를 고르는 법

사회 초년생일 때는 대기업 혹은 이름을 많이 들어본 기업을 중심으로 선택합니다. 7년 차가 되고 그 선택이 일리가 있어요. 남들이 알아주는 회사면 설명하지 않아도 돼서 편하고요, 대기업이면 연봉과 복지가 빵빵하니 일이 조금 힘들어도 금융치료로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직업의 세계는 정말 다양하고 그 안에서 작지만 매력적인 회사들도 많아요. 저는 지금 4번째 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있는데요, 어떤 기준으로 각각의 회사를 선택했는지, 나와 잘 맞는 회사를 어떻게 찾아갈 것인지에 대해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저의 기준이 정답은 아닙니다.)

회사를 고르는 기준 5가지

일의 재미와 성취
흥미와 관심있는 분야인가, 내가 가진 강점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가

동료, 리더십, 조직문화
목표 달성을 위해 서로 협력적으로 일하는 문화인가, 배울 수 있는 동료들인가, 유능한 리더들이 있는가

성장하는 조직/비즈니스
투자없이 진짜 수익을 내고있는 회사인가, 거시적으로 볼 때 시장(마켓)이 성장하고 있는 비즈니스인가

연봉 및 복지
능력과 성과에 따라 인정하고 때에 따라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가

워라밸
일상이 무너지지 않을만큼 균형을 유지하며 일할 수 있는 곳인가

저의 경우엔 1번, 2번, 3번이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어요. 하지만 모든 회사가 이 3가지를 다 충족하진 못했죠. 조직문화가 좋고 성장하는 회사지만 워라밸은 꿈도 꿀 수 없었고, 워라밸과 복지는 좋지만 성장이 어렵고 문화가 보수적인 곳도 있었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성장하는 조직, 똑똑한 동료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마케팅, 제 일의 재미를 찾을 수 없고 협업이 조금 어렵다는 걸 느끼고 있죠.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오래 일했던 조직은 뭐가 달랐을까? 그러고 보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일이 재밌었다, 일이 재밌었던 곳에서는 오래 일할 수 있었다.'

과거의 회사 경험을 돌이켜보기

첫 번째 회사가 딱 그런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3년을 일했는데요, 연봉과 복지는 엉망이었고 조직문화도 상당히 보수적이었어요. 아니, 무슨 일 하나를 추진하려고 하면 내부 설득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런데, 일은 너무 재밌었어요. 기획, 브랜딩 통해 오프라인 공간 마케팅부터 시작해서 여러 브랜드들과 제휴를 통해 결과물을 만드는 것. 기획자이자, Project Manager, 마케터로 일하면서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면 엄청난 성취감이 찾아왔고, 또 다른 프로젝트를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너무 신나서 출근이 기다려질 때도 많았답니다.

연봉이 낮았어도, 복지라는 건 하나도 기대할 수 없었어도, 위계서열이 강하고 보수적이었어도, '일의 재미와 성취'가 엄청났기에 계속 머무르며 3년이란 시간을 일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회고를 통해 확고해진 나만의 기준

이런 일련의 과정을 겪고 나니 회사를 선택하는 저만의 기준이 확고해지더라고요. 우선순위가 명확해졌다랄까요. 연봉과 복지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기대했던 조직문화는 없을지라도 '일의 재미'가 중요한 사람이니 그걸 우선순위에 두고 선택해야겠다, 라는 마음이 생겼죠.

그리고 어느 회사를 가도 나를 완전히 만족시킬 순 없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렇기에 내가 뭘 원하는지 기준을 명확히 하고 포기할 건 포기하는 것이 회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도요.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조금 돌아가는 것 같지만, 용기를 내서 다시 그 여정을 떠나보려고 합니다.

일잘러문구점,마케터에블린

마케터 에블린(Evelyn)
ill.marketer.evelyn@gmail.com
- 매거진 마케터 출신
- 커머스 웹, 앱을 거쳐 B2B SaaS 업계에 잠깐 발을 담갔다가 매운맛(?) 본 마케팅 노동자
- 언젠가 자유롭게 일하는 노마드의 삶을 꿈꾸며 오늘도 존버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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