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D

Apr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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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크셰이크

고객이 구매하는 이유 - 밀크셰이크가 하는 Job은 뭘까?
“맥도널드의 밀크셰이크 얘기를 해드릴게요. 맥도널드는 밀크셰이크를 디저트 상품군으로 분류해 매출 증대를 시도했습니다. 따라서 경쟁관계에 있는 제품을 KFC의 비스킷, 버거킹의 아이스크림 등으로 잡았죠. 또 밀크셰이크를 소비하는 고객 군을 분석해 8~13세의 어린아이들이 즐겨 먹는 메뉴로 분류했습니다. 또 인구 통계학적으로 이들의 심리도 분석했죠. 면밀한 분석 후 맥도널드는 밀크셰이크의 품질을 개선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습니다.”
―왜 실패했죠?
“바로 사람들이 밀크셰이크를 구매하는 ‘이유’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즉, 소비자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이 어떠한 용도로 쓰이는지 정확히 몰랐기 때문이죠. 어느 날 동료 중 한 사람이 내게 다가와 매우 이상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밀크셰이크가 하는 일(job)이 뭘까?’.”
밀크셰이크를 구매하는 이유는 ‘배를 든든’ ‘출근길의 무료함’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밀크셰이크가 하는 일이라….
“해답을 얻기 위해 제 동료는 곧 바로 밀크셰이크를 파는 가게에 달려갔죠. 10시간 동안 그 곳에 죽치고 앉아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무엇을 입고, 언제 누구와 함께 밀크셰이크를 사러 오는지가 주된 분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는 매우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어떠한 현상이었나요?
“밀크셰이크를 사러 오는 손님들 중 50%는 혼자, 그것도 아침 시간에 가게를 찾았습니다. 또 손님들 중 대부분이 승용차를 타고 가게로 와 밀크셰이크만 단품(單品)으로 구입했죠. 그리고 바로 차를 타고 출근길에 올랐어요. 다음날 아침, 그는 고객들에게 다가가 물었습니다. ‘도대체 밀크셰이크가 어떤 역할을 하기에 이런 이른 아침시간에 사 들고 가는 건가요?’.”
―사람들이 뭐라고 대답했나요?
“그들은 아침시간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밀크셰이크를 구입한다고 대답했습니다. 운전하는 동안 사람들은 왼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다른 한 손에 무언가를 쥐고 싶어했습니다. ‘10시쯤 되면 배가 고플 것이다’라는 생각으로 무언가 먹어야 한다는 욕구도 있었죠.”
―하지만 먹을 것이야 다른 것도 많을 텐데요?
“그렇습니다. 그들은 그 전에 바나나를 사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나나는 다 먹는 데 3분밖에 안 걸렸죠. 그리고 조금 뒤 다시 배가 고파졌습니다. 도너츠 역시 사봤는데 손과 운전대에 음식 부스러기가 묻을 뿐 아니라 1시간 뒤 허기가 졌습니다. 하지만 밀크셰이크는? 출근 후 오전 10시까지 배를 든든하게 만들어 줬습니다. 만약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면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밀크셰이크를 산다면 월스트리트저널지(紙)가 경쟁품이 됩니다. 사람들은 이런 복잡한 이유로 밀크셰이크를 사왔던 것이죠.”
 
JTBD에 기반한 전략 설정 - 시장의 크기와 잠재력을 재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맥도널드의 전략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요?
“밀크셰이크를 사는 소비자들은 줄을 서는 과정이 귀찮아 때로는 맥도널드를 그냥 지나친다고 답했습니다. ‘드라이브 인(drive-in)’ 등의 시스템을 통해 간편히, 짧은 시간 내에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밀크셰이크의 판매장소에 대해서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맥도널드의 브랜드 가치를 이용해 주유소 등 출근길에 들를 가능성이 높은 곳에 밀크셰이크 자판기를 설치해야 합니다. 또 먹는 데 시간이 최대한 많이 걸리도록 걸쭉하게 만들어야 하겠죠. 입이 심심할 수 있기 때문에 과일을 넣을 수도 있을 겁니다.”
―보통 소비자들의 건강이나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과일을 넣는다고 생각하는데….
“이쯤 되면 소비자들이 사실 밀크셰이크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과일을 넣는 것은 전적으로 씹히는 맛으로 지루함을 달랠 수 있게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입니다.”
―이 사례가 기업들에 던지는 교훈은 뭘까요?
“기업들은 시장을 제품군으로 구별하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제품에만 집중하고 있어요. 하지만 시장은 생각하기에 따라 그 크기가 결정됩니다. 이제는 시장의 잠재력을 봐야 해요. 아직까지 소비자 군이 형성되지 않은 분야까지 경쟁의 카테고리 안에 넣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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