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포스텍)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2024.04.27 포항공대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했던 말과 생각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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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 27, 2024
포항공대(포스텍) 스타트업 네트워킹 행사

오늘(2024.04.27) 서울에서 포항공대 스타트업 행사를 진행했다. 퓨처플레이, 포스텍홀딩스, 교내 창업지원팀의 지원 하에 행사는 진행되었고, 창업과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선배와 후배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POSTECH startup networking

아무래도 컨설팅, VC, 창업이라는 우리 학교에서 보기 힘든 커리어 트랙을 거쳐와서 그런지 많은 학생들이 (감사하게도) 찾아와 여러가지 질문을 해주었다. 그 중 많이 나왔던 질문과 잘 팔렸던 이야기를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행사가 끝나고, 생각나는 것을 적었기 때문에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그리고 제한적인 나만의 시각에서의 한정된 답변이기도 하다.

많이 나왔던 질문

  • 창업과 취업, 대학원 무엇을 해야할까요?

    • 잘 모르겠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하지 않을까? (무책임 ㅋㅋㅋㅋㅋ)

  • 창업을 위해서 어떤 학과를 가야할까요? (우리 학교는 2학년 1학기에 학과를 선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산업경영공학과(이하 산경과)가 좋을까요? (나는 산경과를 졸업했다.)

    • 나는 산경과 경험밖에 없기 때문에 제한된 답변만 줄 수 있다. 주변 친구들을 봤을 때, 산경과 로드가 가장 쉬운 것 같더라. 남는 시간에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은 거를 시도해볼 수 있으면, 무언가 준비하기에는 산경과가 최고인 것 같다. 물론 나는 그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ㅋㅋㅋ

  • 창업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잘 팔린 이야기)

    •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찾아라. 아래 내용 참고

  • 창업을 하기 위해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 많은 걸 배워야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어떻게 배우냐? 그건 나도 모르겠다. 예전에 나도 선배한테 똑같은 질문을 했었다. 답변은 그걸 다 배운다고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고, 닥치면 그 때 배우는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맞는 것 같다. 어리다고, 경험이 없다고 부족한 건 절대 없다. 그때 그때 빠른 학습 능력으로 버티면 된다. 창업 전 배우는 것보다 하면서 배우는게 훨씬 많다.
      - 전 헬로네이처 대표, 현 코인원 COO 박병열 선배님 답변

  • 당신은 (엔지니어도 아닌데) 회사에서 무슨 역할을 하나요?

    • 앞에서 말한(아래 내용 참고), 1번(불편해하는 것 찾기)과 3번(잘 팔기)을 담당하고 있다. 지금은 잘 못한다. 하지만 갈고 닦아서 세상에서 가장 잘하고 싶다.

  • 어떻게 하다가 창업을 했나요?

    • 원래 대학생때부터 하고 싶었다. 쫄보라서 못했다. 찾아보니 많은 창업자 백그라운드에 컨설팅이 있더라. 그래서 컨설팅을 갔다. 그런데 영 못하겠더라. 이후 선택지는 세가지 정도 였다. 1) 창업을 하거나, 2) 초기 팀에 들어가거나, 3) 주변에서 투자를 하는 투자자가 되거나. 근데 여전히 쫄보였다. 어찌어찌 하다가 세번째 선택지에 기회가 있어서 하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면서 계속해서 지금 아이템에 대해서 병행하고 고민했다. 그리고 확신이 들어 퇴사하고 창업하게 되었다. 엄청난 포부와 목표는 없다.

  • 학교에서 배운게 도움이 되었나요? (학과 공부, 동아리 등 포함)

  • 학사 학위로만 경쟁력이 있나요?

    • 로켓을 만들거나, 반도체를 만들거나 (딥테크) 할게 아니라면, 상관 없는 것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

  •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서 대기업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나요?

    • 구체적으로 고민 안해봤다. 사실, 모든 사업에 대해서 대기업은 진출이 가능하다. 그거 고민한다고 해서 안할 것도 아니고, 그냥 빠르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이 들어올 때, 그 고민을 더 해볼 것 같다. 그리고 아마 기분이 좋을 것 같다.

  • 첫 직장으로 컨설팅 좋나요?

    • 하고 싶은게 구체적으로 없다면, 괜찮은 것 같다. 사실 이것도 찍먹 정도라 잘 모른다.

잘 팔렸던 이야기

  • (이건 제 공통창업자인 임상원님 비유입니다.) 스타트업을 하기 위해 세가지가 필요하다. 1)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것 찾기, 2) 솔루션 만들기, 3) 팔기

  • 창업 아이디어는 지금 일상에서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 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그 불편한 것이 나만 불편해 하는 것이 아니고, 옆의 사람도 불편해 하는지 파악하고, 얼만큼 불편해 하는지 알아야 한다. 만약 그 불편한 것을 해결해줄 솔루션이 있다면 얼만큼의 지불 의사가 있는지, 옆의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 엄마, 할아버지, 미국 사람도 불편해하는지 파악해봐야 한다. 설령 솔루션이 없더라도 팔아보면서 얼만큼 불편하고, 지불 의사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 재미 있는 거는, 5명 정도에게 지금 당장 불편한 것이 무엇인가를 물어봤을 때, 모두 똑같이 “서울-포항 간의 이동”을 뽑았다. 그리고 바로 역질문을 했다. 서울-포항간 이동을 10분으로 만들어주는 무언가가 있으면 얼마까지 낼거냐. 응답은 15만원에서 20만원. 여기서 바로 옆에 사람(학생들)에게만 물어볼 것이 아니라, 범위를 넓히면 분명 다른 대답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예를 들어, 돈은 많지만 시간이 부족한 선밴님들은 50만원을 부를 수도 있다고 했다. 어떤 친구는 서울-포항간의 이동 보다는 서울-부산의 이동이 수요가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나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조금만 확장하면, 서울-부산이 아니라 뉴욕에서 LA까지의 이동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솔루션으로 확장될 것이고,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 이 사람들이 구매 의사와 어느 정도 규모가 있다고 파악하고, 만드는 것은 그 다음이다.

  • 물론 지금 이런 아이디어는 제한된 시각에서의 불편함이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불편함, 나이가 더 먹고 살아가는 불편함은 더더 많을 거기 때문에,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 이 세가지 중 뭐가 제일 중요할 것이냐고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답이 다 갈렸다. 비슷한 숫자로 세개의 선택지가 다 뽑혔다. 물론 나의 대답은 세번째인 “팔기” 이다. 어떤 학생은 “사람이 먼저 아니냐” 라고 했지만, 심지어 그것 조차 3번에 해당된다고 생각된다. 나 자신을 팔아야 나와 함께할 사람을 얻을 수 있으니. 특히 우리 학교 특성상 파는 것을 잘하기 정말 어렵다.

  • 그러니,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이는 종이컵을 10만원에 팔아보자. 문전박대도 당할거고, 욕도 얻어먹을 수 있다. 그런데 이 컵을 팔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이 성장이다. 창업자와 사기꾼은 한끗 차이이다. 팔고나서 만들어도 된다. 정주영 회장님 조선소 일화처럼 해야한다.

재미 있었던 질문

  • 다른 선배들한테 물어보니, 투자를 안받고 사업하는게 좋다고 하더라. 투자자와 창업자 둘 다를 경험한 입장에서 그런거 같은지. 근데 왜 투자를 받았는지?

    • ㅋㅋㅋㅋ 확실히 안받는게 좋긴 한거 같음. 실제로 해외에는 그런 시도가 정말 많음. 소프트웨어 만드는데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것이 아니니.

    • 그런데 내가 돈을 받은 이유는, 1년동안 삽질하면서 뭔가 될만한 것을 찾았기 때문. 단순히 스타트업이라는 이유로 투자 받은 것이 아니라, 필요해서,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투자를 받고 돈으로 시간을 사려고 했다.

기타 해준 말

  • 포항을 빨리 떠나라. 1,2 학년 때 친구 잘 만들고, 고학년 되면 서울 올라가라, 미국이라면 더 좋다.

  • (남자 한정) 연구 할게 아니라면, 군대 빨리 다녀와라. 아마 주말에 여기까지 온 자네라면, 군대를 빨리 갔다오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시야를 넓혀라. 주변 기준을 우리 학교에 맞추지 말아라.

느낀 점

  • 이야기 이후, 후배들이 찾아와서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를 해주어서 감사했다. 20살부터 30살까지 10년의 시간이 그리 헛되지는 않았나 보다. 

  • 초롱초롱한 눈빛, 날것의 질문, 옆에서 쭈뼛쭈뼛 서있는 친구, 내 옛날 모습이 모두 담겨 있던 것 같다. 물론 아직 나도 꼬꼬마다. 10년 전의 고민은 커버할 수 있는 것 같다. 5~10년 뒤의 고민을 댕겨서 해보고 싶다.

  • 우리 회사를 한마디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설명이 잘 안되더라. 인바운드 마케팅에 대해서 아직 잘 모르는 것 같구. 이거는 좀 더 고민 해봐야겠음.

  • 오랜만에 뵙는 선배님들께 인사드리고, 암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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