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당이 있는 적벽돌 마감의 2층 단독주택
— 집에 대한 로망, 환영과 착각을 조심해야…
단독 주택 하면 떠오르는 생각 중 하나가 '마당이 있는 적벽돌 마감의 2층 주택'이란 생각입니다. (로망이 나쁠 것은 없지만) 이러한 생각은 집에 대한 일종의 전형적인 생각일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칫 막연한 로망으로 지은 집에서 쓸모가 없는 마당이 되거나 불편한 마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당이 쓸모가 없다고?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밀도 높은 도심 주거
— 법률적 관점에서 건폐율이란 요소로 도시의 밀도를 관리 (2층 집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
— 대지 안에 채워진 집의 나머지가 마당
— 높은 주거지의 밀도로 인해 마당의 프라이버시 확보 어려움
- 특히, 도심 택지 개발 지구 지구단위계획
— 담장 설치 불가 (프라이버시를 확보 어려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지 못한 마당 → 제 기능 발휘 어려움
이러한 이유 등으로 쓸모없는 마당, 사용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마당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 바보야, 문제는 '프라이버시'야!
— It's the privacy, stupied!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의 본질 중 하나는 '프라이버시'입니다.
단독 주택에서 프라이버시 문제는 오롯이 나만을 위해 커스터마이징된 집이란 의미이며, 마당, 적벽돌, 2층 집이란 키워드는 사실 이에 대한 부수적인 표상일 뿐입니다.
집 짓기에서 건축 설계가 중요한 이유는
‘타인의 삶과 일상에 대한 텍스트를 장소와 공간이란 캔버스로 번역하는 일’이기 때문
- 타인의 삶과 일상에 대한 이해가 전제
— 건축주가 설령 마당, 적벽돌, 2층 집 등을 요구한다고 해서, 이해와 숙고 없이 있는 그대로 마당, 적벽돌, 2층 집으로 설계하는 것을 건축가의 전문성은 아님.
— 문제점, 이슈, 리스크 등을 충분히 소통하고 리딩할 수 있어야 함.
- 타인의 삶과 일상을 해석, 번역할 수 있어야 함.
— 해석과 번역은 건축 설계, 디자인의 출발점
⬛ 건축 설계, 타인의 삶과 일상을 이해하는 것
— 그리고... 도시와 사회, 문화를 해석하는 것.
많은 사람들이 집 짓기에서 건축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설계의 무엇이 중요하다는 말일까요?
예쁜 형태나 공간을 만드는 것, 도면을 잘 그리는 것 ... 등도 중요하지만, 주택 설계 본연의 가치는 삶과 일상에 대한 흔적을 기억하고 장소와 공간이란 관점에서 타인의 삶과 일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마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타인의 삶과 일상을 이해하고 집이 지어질 장소와 공간, 도시와 사회, 문화에 대한 해석이 중요합니다.
⬛ 그래서.. 꼭 마당일 필요는 없습니다.
— 마당이든, 중정이든, 정원이든.. 등은 중요한 문제는 아닙니다.
집 짓기를 준비하면서 집과 관련된 버킷 리스트를 정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다만, 이러한 희망 사항, 요구사항은 건축 설계 단계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건축가와 충분히 의논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마당이란 버킷 리스트가 있다고 하더라도, 마당은 꼭 마당일 필요는 없습니다. 전형적인 생각에 대한 본연의 가치에 대해 함께 고민,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장소와 공간이 달라지면 삶과 일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변 환경, 특성에 따라 전혀 다른 대안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중정이 더 유익할 수도 있고, 정원이 더 유익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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