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라쿠배 AI 개발자가 퇴사 후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유

AI 스타트업 창업 계기, 근무 방식과 분위기, 스타트업과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지, 학부생이 AI 개발자로 취업하는 팁까지 알차게 담아봤어요.
Mar 04, 2024
네카라쿠배 AI 개발자가 퇴사 후 AI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유

⏳5min

안녕하세요, 생성형 AI에 대한 스토리를 기고하고 있는 그린입니다. 지난 스토리에서는 ‘광고 기획자는 AI를 브랜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로 시리즈를 전해 드렸었는데요. 오늘은 특별히 많은 분이 관심 가질 것 같은 AI 개발자이자 스타트업 공동 창업자와의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AI 스타트업 창업 계기, 근무 방식과 분위기, 스타트업과 잘 맞을 것 같은 사람은 어떤 사람들일지, 학부생이 AI 개발자로 취업하는 팁까지 알차게 담아봤어요. 오늘 스토리도 재밌게 읽어주세요!

👩‍💼자기소개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흔히 말하는 '네카라쿠배' 중 한 회사에서 AI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지금은 스타트업 공동창업자로 일하고 있는 그린의 지인, A입니다!

Q. 어떻게 AI 스타트업을 창업하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전 회사에서 재직하면서도 언젠가는 초기 스타트업에서 꼭 근무를 해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제가 아는 일잘러 분들 다수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고 있었고, 초기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보면서 내가 그 성장에 기여한다면 제 커리어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제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를 위해서는 창업이라는 도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재직 중이던 회사 팀장님이 창업하시면서 저에게 공동창업 제안을 해주셨어요. 업무적으로나 인성적으로나 팀장님을 존경하던 저로서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바로 수락했습니다. 그렇게 창업하게 됐죠.

AI 스타트업 AI 개발자

Q.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것과 직접 ‘창업’하는 것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창업자로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것과 고용된 직장인으로서 스타트업에 근무하는 차이를 물어보신 것 같은데요, 가장 큰 차이는 '책임감'인 것 같아요. 창업하기 전에는 몰랐는데, 공동창업자로서 느끼는 책임감이 상당하더라고요. 회사를 만들고,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느끼고 있어요. 이 회사가 잘된다면 그만큼 얻는 보상이 크지만, 반대로 회사가 잘 안됐을 때의 책임이 그만큼 따른다는 생각에 계속 자기 자신에게, 혹은 공동 창업자들 간에 채찍질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저희 회사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앞으로도 없길 바라고), 잘 아는 스타트업 중 한 곳에서 대규모의 권고사직을 진행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예전에는 권고사직을 한 회사를 욕했을 텐데, 지금은 ‘현재 회사 사정이 얼마나 힘들면 그런 어려운 결정을 했을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무력감도 함께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라는 말처럼 창업자로서 큰 책임을 지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합니다.

Q. 그렇다면 일반적인 대기업/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을 비교한다면 어떨까요? 근무 방식, 근무 분위기, 워라밸 등 여러 측면에서 궁금합니다.

사실 제가 전에 근무하던 회사도 규모는 컸지만 분위기는 오히려 스타트업에 더 가까웠거든요. 그래서 제 경험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래도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타트업과 실제로 경험한 스타트업은 차이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면 워라밸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은데, 전부는 아니지만 제가 경험한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생존을 위해서 치열하게 달려야 하기 때문에 워라벨이 깨질 때도 많았습니다.

대기업은 업무 프로세스가 이미 갖춰져 있고, 이미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 있지만, 스타트업은 그런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중이기 때문에 거기서 오는 시행착오들을 같이 겪어야 할 가능성이 높아요. 대기업에서 경험할 수 없는 작은 규모의 조직이기 때문에 가능한 업무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경험해 가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큰 경험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시행착오의 과정에서 구성원들이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너무 스타트업에 대해서 안 좋은 점만 얘기한 것 같아서 (웃음) 좋은 점을 하나 말씀드리자면, 대기업에 비해서 인원 한 명 한 명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인 것 같아요. 대기업 다니는 지인들에게 종종 '내가 회사에서 별로 중요한 역할이 아닌 것 같다'라는 말을 듣는데, 스타트업에서는 모두가 큰 역할을 맡고 있고, 내가 개발/기획한 내용이 바로바로 빠르게 서비스에 반영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스타트업의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AI 스타트업 AI 개발자

Q. 솔직한 답변 감사드려요! 그렇다면, 어떤 성향의 소유자가 스타트업과 잘 맞을까요?

개인적으로는 아래 성향의 분들이 스타트업과 잘 맞을 것 같아요.

  • 도전적인 사람 (↔ 안정성을 추구하는 사람)

  • 완벽주의자가 아닌 사람

  • 제너럴리스트 (Generalist) (↔ 스페셜리스트 (Specialist))

아무래도 스타트업은 불안정합니다. 확률상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폐업하니까요.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불안함을 크게 느끼는 사람보다는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도전적인 성향의 사람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스타트업은 속도와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완벽하게 일을 하려다 보면 타이밍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덜 완성되었어도 시장에 제품을 내놓고 반응을 살펴야 합니다. 그래서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사람은 스타트업에 오면 많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마치 본인의 치부를 드러낸 것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서 무딘 사람이 스타트업에 더 적합합니다.

그리고 보통의 스타트업은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더 필요합니다. 한 사람이 하나의 일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은 대기업이거나 대기업에 준하는 스타트업일 확률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스타트업은 한 사람이 여러 일을 맡아서 진행해야 하고, 그 일을 하는 데 서로 다른 기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은 한 가지를 특출나게 잘하는 사람보다는 '이것저것' 골고루 잘하는 제너럴리스트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AI 스타트업 AI 개발자

Q. 면접관 자격으로 많은 분들의 자소서와 면접을 보셨다고 들었어요. AI 스타트업 취업을 준비하는 AI 개발자들을 위해 조언해 주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최근 AI 쪽 취업 시장이 쉽지 않습니다. AI 쪽 취업을 원하는 사람은 너무 많은데, 기업들은 채용할 인재가 없다고 하는 현실입니다. 전 회사와 현재 스타트업에서 면접관으로서 많은 이력서와 면접을 보면서 저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들어오는 이력서를 보면 대부분 비슷비슷합니다. 들은 교육, 해본 프로젝트들이 다 비슷비슷해서, 이 지원자의 강점이 뭔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AI 쪽 취업을 원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경쟁을 뚫고 취업하기 위해서는 남들과 다른 눈에 띄는 경험이나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남들 다 듣는 교육과 프로젝트만으로는 회사에 어필하기 힘들다는 점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딱 하나의 활동을 추천해 드린다면, 'GitHub(깃허브)'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기입니다. 깃허브를 잘 활용하느냐 못하느냐가 AI 업계에서는 성패를 가를 정도로 중요합니다. 깃허브는 단순히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아니라 AI 업계의 '신문'이라고 보면 됩니다. 최신 논문, 구현 코드, 새로운 모델 공개 등 가장 빠르게 올라오는 곳이 깃허브입니다. 많은 AI 엔지니어가 깃허브 피드를 보는 것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합니다. 어떤 새로운 기술이 나왔는지를 매일 확인하기 위해서죠. 처음에는 깃허브가 익숙하지 않아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익숙해지기만 하면 내 능력을 한층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자원이 됩니다.

내가 취업하고 싶은 회사에 다니는 개발자들의 깃허브를 들어가서 Follow하고 이 사람들이 어떤 기술에 관심 있는지를 살피고, 공부하세요. 최신 기술을 잘 파악하고 있고, 깃허브를 잘 활용하는 지원자는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더 나아가서, 최신 기술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깃허브에 올려 둔다면 여러분이 지원하기 전에 회사에서 먼저 연락이 올 수도 있습니다.

AI 스타트업 AI 개발자

Q. 특히 업무 경험이 없는 학부생이 AI 엔지니어링 업무를 바로 받으려면, 어떻게 준비하면 좋을까요?

본인이 희망하는 세부적인 분야(이미지 생성, 음성인식, 대화 등) 프로젝트를 직접 A부터 Z까지 진행해 본 경험이 있으면 좋습니다. 회사에서는 인재를 평가할 때, 경험의 양보다도 혼자서 본인 관심 주제에 대해 맨땅에 헤딩해 가면서 얻어낸 경험의 유무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졸업 프로젝트를 통해서 진행해 보는 게 가장 좋아요. 그리고 더 나아가 해당 프로젝트를 깃허브 같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진행하면서 그 경험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경험과 한계점을 머리속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블로그 등을 통해 고민의 흔적을 남겨놓는다면, 학부생으로서 최고의 준비를 하실 수 있습니다.

Q. 아까는 ‘스타트업’과 잘 맞을 것 같은 성향을 여쭤봤는데요. 그렇다면, AI 개발자로는 어떤 성향의 사람들이 좋은지, 어떤 업무 경험과 백그라운드가 있으면 좋을지 궁금합니다.

음… 일단 개발자로서는 무던한 성향의 사람이 좋아요. AI 기술은 아직은 성숙해져 가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실험 결과가 좋을 때보다 안 좋을 때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항상 실패가 디폴트가 되어야 하는 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 중요한 것 같아요. 때로는 본인이 개발한 서비스에 대한 외부의 비판을 들어야 할 때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무던하게 넘길 수 있는 성격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그렇군요. 개발 업무를 하시면 다른 부서와도 소통을 많이 하실 것 같은데요. 개발자가 아닌  ‘AI 기획자’를 희망하는 분들은 어떤 업무 경험과 백그라운드가 있으면 좋을까요?

개인적으로는 기획자로 컴퓨터 공학이나 데이터 전공 출신을 선호해요. 꼭 전공이 아니더라도 그쪽에 지식이 있는 분들을 선호합니다. 아무래도 AI 및 개발 관련 지식이 있는 분인지 아닌지가 소통하는 데 큰 차이를 만들더라고요. 그리고 AI가 어떤 원리로 돌아가는지 아는 분들이 기획 시 무엇이 가능하고 불가능한지에 대한 판단이 빠르기 때문에, 기획의 속도나 퀄리티 면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AI 스타트업 근무 & 창업기와 AI 분야 취업 조언에 대한 생생한 질의응답 인터뷰를 나눠보았습니다. 자세하고 진솔하게 경험과 생각을 나눠준 저의 지인, A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독자분들께도 이번 인터뷰가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아티클은 AI 히어로즈 전문 필진
그린(Data-driven Marketer)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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