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현답 -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우문현답 -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
고객과 미팅을 하다 보면 주로 회의실이나 커피숍에서만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렇게만 이야기를 하다 보면, 현장과 점점 괴리되어 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현장의 살아있는 느낌이랄까? 그런 감각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영업은 고객과 가장 최접점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다양한 문제를 직접 귀로 들을 수 있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이야기로만 듣다 보면 진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업은 현장을 다시 한 번 살펴봐야 한다. 현장과 동떨어져서는 진짜 고객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오돌토돌한 철강 Coil 의 문제점
나의 두 번째 해외출장 국가가 바로 루마니아였다. 해당 고객사는 우리 회사의 매우 오래된 고객사였고, 알짜배기 고객사였다. 이미 오랫동안 거래하던 고객사라서 딱히 문제랄 것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직접 공장을 방문하고, Line Tour(라인투어 : 공장투어)를 하면서 담당자를 만나 보니, 담당자가 이런 저런 문제를 제기했다.
아주 오래 전 경험이지만, 아직까지도 생각나는 것이 있다.
"철강 Coil 의 끝부분이 오돌토돌해서 안 좋다. 이 끝단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으면 좋겠다."
둘 다 서로 잘 안되는 영어로 철강 Coil 을 가리키고 직접 만져보면서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든 알아듣기는 했다. 참고로 철강 Coil 은 휴지 두루마리처럼 생겼다.
[Coil 의 끝 부분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고객사가 좋아했다]
저개발 국가의 고객사
저개발 국가의 고객사로 해외출장을 갔었을 때였다. 이 고객사는 특이하게도, Container List(컨테이너에 어떤 철강 Coil이 들었는지, 몇 톤인지 weight까지 표시)를 요청했다. 그래서 선적할 때마다, Container List를 만들어서 보내줬다. 그리고 무엇보다 항상 가장 무거운 Coil 을 컨테이너 제일 앞에 놔 달라는 부탁을 잊지 않았다. 나는 그 당시 왜 그러지? 라는 궁금증은 있었지만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그런데 해외출장을 가서 직접 현장에 가서 그 이유를 마침내 알 수 있었다. 해당 고객사의 국가는 저개발 국가라 지게차가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Container에 있는 철강 Coil을 사람들이 인력으로 끌었던 것이다. 참고로 당시 내가 보내주던 철강 Coil 한 개는 6~8 톤이었다. 보통 컨테이너 한 대에 3개 Coil 을 넣어서 보내주었었다.
그리고 현장을 본 이후로 나는 Coil 단중을 약 5톤으로 맞춰서, 하나의 컨테이너에 4개의 Coil이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나한테는 사실 큰 일이 아니지만, 고객사에는 그래도 좀 더 가벼운(?) Coil 을 받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by 영업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