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달쏭 스타트업 명함과 직책/직위/담당업무
요즘 명함을 주고받으면서 이런 표현들을 본다.
- BD(Business Development)
- Solution Consultant
- Sales Growth
- Product Owner
등등
사실 나야 스타트업 업계에 있으니까 이 분들이 어떤 일들을 하는 지 대충 짐작이 간다. 그런데, 스타트업이 아닌 분들이 이러한 명함을 받았을 때 이 분들이 과연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을까?
고객입장에서 이러한 명함들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 보자.
1. 도대체 어떤 일을 담당하는 지 알기 어렵다.
스타트업 업계에 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 이러한 담당업무 표현은 굉장히 생소하다. 예를 들어, 본인이 중소기업에서 사용하는 SaaS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의 영업담당자라고 생각해 보자. 중소기업과 미팅을 하면서 명함을 전달한다. 그리고 고객이 명함을 받고, 담당업무를 보고 당황하게 된다.
“(BD가 뭐지? Sales Growth가 뭐지? 어떤 일을 담당한다는 거지?) 근데 어떤 일을 하시는 거죠?”
라고 물을 수도 있다.
명함은 자신의 업무에 대한 핵심 내용을 명함을 받는 사람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러한 업무표현은 과연 고객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그냥 우리 내부 혹은 스타트업들끼리만을 위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
- 아직은 나에게 익숙한 직위와 직책
2. 뭐라고 불러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BD라고 치자. Business Development이다. 일단 업무를 대충 예측은 가능해도 정확하게 뭘 하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또 하나 문제가 바로 상대방을 뭐라고 불러야 할 지 모른다는 것이다.
{이름} + BD님?
{이름}님?
아마 대체로 두 번째로 이름에 님을 추가해서 부를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도 스타트업에서나 쓰는 것이다. 스타트업 외부에서는 아직도 직책+님이 일반적이다. 나도 이런 일들이 매우 많은데, 이런 경우 아예 이름을 부르지 않고 그냥 스리슬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그럴 수만은 없다.
3. 상대방의 담당업무나 직책/직무가 외워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로는 BD, Sales Growth, Sales Strategy Lead 등이 담당업무나 직책이면 그 사람의 직책이 외워지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마치 요즘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어려운 아파트 이름처럼 말이다. 그래서 그런 분들과 미팅을 한 이후에도 그 분들의 직책이 떠오르지 않아 난감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세상의 변화가 심하고, 내가 있는 분야가 스타트업이다보니 새로운 물결의 한 가운데에 있게 된다. 반면에 내가 만나는 다양한 분야의 분들은 아직 그 파도가 도착하지 않은 곳들도 많다. 즉, 옛날의 방식으로 업무를 하고, 비즈니스를 한다. 그런 분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지금의 명함이 매우 익숙치 않은 것이다. 나중에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날이 올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에게 당분간은 익숙해 지지는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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