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한 달 살이, 그 이유에 대해서 -서문-

왜 나는 일본에 한 달 살기로 했을까
Dec 26, 2023
일본 한 달 살이, 그 이유에 대해서 -서문-

첫 번째, 기왕 비싼 돈 주고 비행기 표 사서 가는데 간 김에 좀 더 있다 오자였다. 그리고 예전 워홀로 1년 외국살이 했던 시절에 대한 그리움이 넘실넘실 대고 있던것도 그에 빠지지 않았으리라.

1년 사무직 일을 하고, 하릴 없이 보내다가 반년 취업 교육기관에서 보냈다. 그리고 남은 건, 글쎄, 모르겠다. 굳이 있다면, 무언가를 하고 싶은 게 있었던 사람들을 보고 부러워했던 나였을테다. 그들은, 그들의 그것을 하고 싶다며, 밤도 새고, 진창 삽질도 하고, 그 어떤 비용이나 댓가도 감수했다. 어떻게 저렇게 하고 싶은 것에 모든 걸 다 내놓을 수 있을까? 나는 그게 신기했다.

그렇다, 이 글은 한 달 살이 하면서 잠시 멈춰, 나에 대한 고민을 해보겠다는 이야기다. 이 다음엔 내 약력을 늘어놓겠다.

그리고 나에겐 왜 저런게 없을까, 왜 나는 아직 저런 걸 찾지 못했을까, 라는 고질병 같은게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던때, 사육사가 되고 싶었고, 성악가가 되고 싶었고, 심리학자가 되고 팠으며, 여행 상품 개발자가 되고 싶었고, 결국 대학 학과를 선택해야하기 직전엔 피디로 종결을 맺나 했다. 그러나 영상을 기획하고 만들다보니, 저 컷과 이 컷을 이렇게 자르는게 먼저일지, 내 수명이 잘리는 게 먼저일지 너무나도 뻔히 보여서, 돌연 군대나 가버렸다. 그리고 전역 후, 전과를 해서 선택한 것이 스페인어. 그 또한 뭔가 대단한 비전이 있어서 선택한게 아니라, 영상 만들기가 싫어서, 그나마 추려낸, 철학, 문예창작, 스페인어 중에 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스페인어는 나와 잘 맞았고, 물론 지금은 저 어디로 가버렸지만, 그걸로 됐다 싶었다. 어디 취업하지 이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국제 개발협력이라는, 세계의 공익을 위한 분야를 접하게 되었고, 그 분야의 인턴까지 하면서, 나는 다시 한 번 잘못된 선택을 했음을 알게 됐다. 나는 그만큼, 내가 생각했던것만큼 순수하게 좋을 일을 위해 나를 내놓을 사람이 못 됐던 것이다. 거기서 깨나 나는 실망을 했었나 보다. 나는 이거라고만 생각을 했었는데, 페이가 없더라도 그 뜻을 실현할 수 있다면 보람있게 일할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그만치 나는 숭고한 사람이 못됐던 것이다.

다음에 이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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