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삶

이 정도면 보통인가?
Jan 27, 2024
보통의 삶
‘이렇게 살아도 될까?’
어느 시점부터 그랬다. 보통의 삶, 딱히 남들보다 모자라지 않게, 넘치면 또 넘치는대로 좋겠지만, 그렇다고 또 과하지는 않게. 안정과 적당, 그 두 가지를 도처에 적절히 안착시킬 정도라면 기꺼이 추구할만한 삶이리라.
어렸을때야 물론, 그들처럼 모두가 되려던 훌륭한 사람이 되는 훗날을 그렸다. 분야는 모르겠지만, 그 안에서만큼은 나를 대체할 인물이 없고, 주말 어느땐가 갑자기 울려오는 업무 전화에 휘황찬란한 외국어로 응대하는 능력있는 나를.
그러나 시간은, 이래저래 그려보던 나의 내일이 새로 자리잡고 다시 희미해짐의 반복. 막연히 크면, 그 누군가처럼 나만의 빛으로 삶을 채워나가리라 여겼을진대, 내가 정말 좋아하거나 하고싶은게 있긴한건지 의심이 그 자리를 꿰찼다.
스스로 정말 좋아한다 생각했던 대상을, ‘알고보니 내가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구나’ 라고 여기는 자신의 발견 - 그 뒤에 이어진 것이었기에, 나름 그에 어울리고도 마땅한 의심이었을터다. 그 연장선으로, 굳이 보이지도 않는 걸 찾기 보다야, 평탄히 꾸릴 수 있는 안정을 그리는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고.
그러다보니, 나는 새로이 나를 다그치고 있다.
불안정이 지금의 나라면,
그리고 언젠가 안정이 찾아와 모자람 없이 주변에 머물러 준다면,
그때의 나는 그것이 내가 그리던 '보통의 삶’이라 확신할 수 있겠냐고,
감히 다시 한 번, 이 뒤에 의문을 품지 않겠냐고.
’이렇게 살아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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