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규제 변화(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에 따른 시장 전망
스트레스 DSR은 가계 부채 감축에 효과적인 제도이지만, 내년 주택 시장의 가격에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대부 시장 내 담보대출은 반사 이익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Dec 29, 2023
안녕하세요. 저는 대부업자입니다.
아마 여러분 중 대부분은 대부업자라는 단어를 보고 폭력적인 불법 추심이나 파괴적인 고금리 등 삶을 무너뜨리는 무서운 것들이 머리 속에 떠오르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대부업자를 하기 전에 제가 밟아온 이력을 요약하면, 고려대학교(서울)에서 기계공학과 금융공학을 전공하고, 한국투자증권에 공채로 입사하여 채권을 분석하던 연구원이었습니다. 알고 계신 대부업자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르지 않나요?
과연 대부업은 정말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것처럼 악덕한 것일까요?
제가 몸으로 부딪혀가며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실제 대부 시장 이야기와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 대출 규제는 시기에 따라 변합니다. 이 글은 2023년 12월에 작성되었습니다.
현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DSR
- 주택담보대출을 위주로 취급하는 대부업체(현 시점 거의 모든 대부업체)의 사장님이시라면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관심을 뗄 수 없습니다. 주로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시장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 2021년까지는 LTV 규제가 가장 강력한 규제였습니다. 대부업체는 해당 규제를 적용 받지 않는 유일한 제도권 금융기관이었기에, LTV 규제 밖의 영역은 오히려 대부업체의 밥줄이었습니다(ex. 15억 이상 아파트는 대부업체 외엔 대출이 불가했기에, 한남더힐 등 유명 주택은 대부업체의 자금이 많이 껴있습니다).
- 최근 대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DSR입니다. DSR의 정식 명칭은 총부채 원리금상환비율(Debt Savings Ratio)입니다. 현 시점에서 금융소비자분들의 대출 한도를 제약하는 데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 DSR 40% 규제를 적용 받는다는 것은 다음을 뜻합니다.
- A =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의 연간 소득의 40%
- B = 현재 상환 중인 모든 대출(주택담보대출뿐만 아니라, 자동차할부, 마이너스통장 등)의 연간 원리금 상환금액 합계
- 연간 상환해야 할 원리금이 A-B를 넘지 않는 조건으로만 신규 대출 실행 가능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 가계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 스트레스 DSR 제도란, 차주가 대출 이용기간 중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승할 가능성을 감안하여 DSR 산정 시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부과하는 제도입니다. 기존 DSR 계산 방식보다 금융소비자가 연간 상환 해야 할 원리금을 더 큰 값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스트레스 DSR > 기존 DSR 입니다. 즉, 스트레스 DSR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금융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의 한도는 줄어듭니다.
-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내 최고 대출금리와 현재금리 차를 기준으로 하되, 하한(1.5%)와 상한(3.0%)을 설정합니다. 금리 차이가 적게 나거나, 금리 인하기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하한 가산금리가 있기 때문에 한도는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 예시로 소득 1억원인 사람이 30년 만기 분할상환 대출을 받는다면, 기존에 6.6억원을 받을 수 있는데요. 스트레스 DSR을 적용받으면 한도가 약 1억원 줄어든 5.6억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스트레스 DSR은 DSR이 적용되는 전업권(은행, 상호, 저축, 여전, 보험) 및 모든 대출을 대상으로 적용됩니다(즉, 대부업은 제외됩니다). 일시 적용하지 않고 점진적으로 적용 계획입니다.
- 단, 최근 심상정 의원 등 10인이 접수한 과잉대출 및 불공정대출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에는 대부업자도 DSR 규정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해당 법률안 심의를 주목해야합니다.
- 가계부채 감축은 취약계층 주거불안, 급격한 경기위축, 재정악화 등 극심한 부작용이 수반된다는 것을 해외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ex. 미국 실업률 7.3%→9.3%로 2%p 증가). 이러한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점진적 감축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 DSR 제도 시행이 2024년 시장에 미치는 영향 전망
- 주택 가격 약보합 전망: 스트레스 DSR 영향 미미할 것
- 스트레스 DSR로 인해 가계 대출한도감소압력은 있겠으나, 다음의 이유로 스트레스 DSR이 2024년 주택 시장에 의미 있는 수준의 가격 하방 압력을 만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 2023년 12월 FOMC에서 확인했듯이,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종료되었습니다. 오히려 경기 침체를 방지하기 위해 선제적 금리 인하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 금리는 하락세를 보일 것입니다. 시장 금리 하락이 스트레스 DSR에 따른 가산금리를 일정 부분 상쇄할 것입니다.
- 점진적 시행으로 인해 2024년 상반기에는 25%, 하반기에는 50%만 적용되고 2025년부터 100% 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2024년 상반기는 0.375% ~ 0.75%의 가산 금리가 적용되어 영향이 미미할 것입니다. 또한 기존 대출의 증액없는 자행대환·재약정의 경우에는 2024년에는 스트레스 금리적용을 유예하는 것의 영향이 클 것입니다.
- 이미 기존 DSR 제도 시행 이후 주택 담보 대출은 많이 줄어든 상태이고, 2022년 이후 주택 가격도 대폭 조정되어 하향 안정화 되었습니다.
- 대부 시장 내 담보 대출 규모 성장할 것으로 기대
- DSR을 적용 받는 금융기관들의 한도 축소로 인해, 대부 시장은 반사 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해당 금융기관에서 기간별로 2024년 상반기는 약 3%, 하반기는 약 6%, 2025년에는 약 10%의 한도가 감소됩니다. 이에 따라 대부 시장 내 담보 대출의 시장 성장세는 가속화될 것입니다.
- 태영건설 워크아웃과 같은 대형 이슈가 내년에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만큼 채무자들의 수요가 받춰주기 때문에 대부업자들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안정적인 한도로 대출이 가능할 것입니다. 강한 자금 수요로 인해 높은 금리도 지지 받을 것입니다. 2022년말에 무너진 업체들의 빈자리를 신규 사업자들이 채울 것으로 전망합니다.
-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과잉대출 및 불공정대출의 규제에 관한 법률안 심의를 주목해야 합니다. 해당 안이 통과되면, 대부업체도 DSR 적용을 받게 되고, 스트레스 DSR도 적용 받게 되어 좋은 채무자를 구하는 비용이 급증할 것입니다. 물론 대부업의 취지가 저소득층을 포용하는 것이기에 해당 법률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 스트레스 DSR은 가계 부채 감축에 효과적인 제도이지만, 내년 주택 시장의 가격에는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 대부 시장 내 담보대출은 반사 이익으로 성장 전망
※ 대부업자분들에게 가장 힘들었던 2023년을 살아 남으신 여러분은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다가오는 2024년에는 고생하셨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행복이 가득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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