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소셜(Dark Social)은 온라인 마케팅 분야에서 최근 주목받는 개념으로, 트래킹이 불가능한 콘텐츠 공유 를 뜻합니다. 이름에 다크(dark)가 붙어 다소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여기서 “다크”란 부정적이기보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영역을 의미합니다.
요컨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카카오톡, 이메일 등의 프라이빗한 경로로 이루어지는 콘텐츠 공유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다크 소셜의 정의와 등장 배경부터 마케팅 관점의 중요성, 주요 채널, 실제 활용 사례, 측정 및 대응 방안, 그리고 최신 트렌드와 향후 전망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다크 소셜의 정의와 개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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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소셜이란 웹 콘텐츠가 메신저, 이메일 등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경로로 공유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2012년 미국 매체 더 애틀랜틱(The Atlantic) 의 편집자였던 알렉시스 매드리갈(Alexis C. Madrigal) 이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당신에게 카카오톡이나 문자메시지로 뉴스 기사 링크를 보내준다면, 이는 다크 소셜을 통한 공유입니다. 이렇게 개인 간 비공개로 공유된 링크는 웹 분석 도구가 출처(레퍼러)를 파악할 수 없어 통계상 “직접 방문(direct traffic)”으로 분류됩니다 . 바로 이처럼 공유 경로를 알 수 없는 특성 때문에 “다크(dark)”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초기 웹 분석에서는 직접 트래픽은 사용자가 주소창에 URL을 직접 입력한 경우로 한정됐지만, 오늘날에는 메신저를 통한 유입이 크게 늘어나며 직접 트래픽의 상당 부분이 다크 소셜로 인한 방문으로 해석됩니다. 영국 가디언지는 자사 트래픽 분석에서 모바일 트래픽의 약 10~15%가 이런 “다크 트래픽”으로 나타난다고 밝히기도 했으며, 이후 이러한 비가시적 공유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으로 “다크 소셜”이라는 용어가 자리잡았습니다 .
마케팅·데이터 분석 관점에서 다크 소셜이 중요한 이유
다크 소셜은 디지털 마케팅에서 간과할 수 없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을 뿐, 실제로는 전체 웹 트래픽이나 공유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글로벌 마케팅 조사기관 RadiumOne의 연구에 따르면 소셜 미디어 공유 트래픽의 약 80%가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 메신저 앱이나 폐쇄형 SNS를 통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사용자들의 63%가 무언가를 공유할 때 공개 소셜 플랫폼보다 다크 소셜 채널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약 20%는 아예 메신저나 이메일 등 비공개 채널로만 콘텐츠를 공유하는 집단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다크 소셜의 규모는 마케팅 데이터 분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인 웹 분석 도구(예: 구글 애널리틱스)는 유입 경로에 대한 정보가 없으면 해당 트래픽을 직접 방문 (direct) 으로 분류해버립니다. 따라서 다크 소셜로 인해 유입된 방문자는 마치 출처 없이 갑자기 들어온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실제 캠페인이나 콘텐츠가 거둔 효과를 과소평가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전체 추천(referral) 트래픽의 84%가 다크 소셜로 인한 것일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모바일 메신저가 활발한 한국 시장에서는 뉴스 기사 등의 직접 유입 비율이 크게 증가했고, 이는 곧 대부분 카카오톡 공유로 인한 방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 말해, 마케터가 볼 때 트래픽 소스가 불분명한 방문 상당수가 사실은 다크 소셜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마케팅적으로 가치 있는 트래픽: 다크 소셜
또한 다크 소셜에서의 공유는 이용자들의 자발적이고 개인적인 추천인 경우가 많아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매우 가치 있는 트래픽입니다. 사람들은 공개 계정에 글을 올릴 때보다 사적인 채널에서 더 솔직하고 편하게 의견을 주고받는 경향이 있으며, 친구나 동료에게 일대일로 받는 링크는 신뢰도가 높아 전환(구매나 가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예를 들어 GlobalWebIndex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메신저 등으로 제품이나 브랜드를 추천하는 웹 링크를 공유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훨씬 많은 “숨은 옹호자”들이 존재함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이 공유한 링크로 유입된 방문자는 출처를 알 수 없어 마케팅 성과를 추적하기 어렵다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결국 다크 소셜을 이해하고 대비하는 것은 정확한 데이터 분석과 입소문 마케팅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크 소셜의 주요 채널과 경로
다크 소셜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모든 디지털 소통 채널을 포괄합니다. 대표적인 다크 소셜 채널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1. 메신저 앱 & 이메일
카카오톡, 인스타그램 DM, 이메일 등 1 대 1이나 소규모 그룹 대화가 중심인 모바일/데스크톱 메신저 앱들은 중요한 다크 소셜 채널입니다. 이들 앱에서 주고받는 링크나 콘텐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웹 분석 툴에도 포착되지 않습니다. 특히 카카오톡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개인 메시징 수단인 만큼, 카톡을 통한 기사·영상 공유 = 다크 소셜 공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 폐쇄형 커뮤니티/포럼
멤버만 접근 가능한 온라인 커뮤니티, 오픈 채팅방, 슬랙/디스코드 그룹 등도 다크 소셜 경로입니다. 회사들이 운영하는 고객 전용 커뮤니티나, 특정 관심사로 모인 온라인 카페 등에서 회원들이 공유하는 정보는 검색엔진이나 외부인이 알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활용하는 슬랙(Slack) 채널에서 링크를 주고받거나, 폐쇄형 인터넷 카페 게시글에 링크를 올려 회원들만 보는 것도 다크 소셜 공유에 해당합니다.
다크 소셜의 실제 활용 사례 (B2C & B2B)
기업들도 다크 소셜의 영향을 인지하고 이를 활용하거나 대응하는 전략을 시도해왔습니다. B2C 영역에서는 주로 브랜드가 메신저를 활용한 캠페인을 전개하거나 폐쇄형 커뮤니티를 만들어 팬층을 모으는 방식으로 나타납니다. B2B 영역에서는 사내 커뮤니케이션이나 업계 지인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가 공유되고 의사결정에 반영되는 식으로 다크 소셜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몇 가지 사례와 업계 이야기를 살펴보겠습니다.
1. 미디어/출판 업계
언론사들도 다크 소셜의 영향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뉴스 기사의 상당량이 카카오톡 공유로 소비되는 현실 때문에, 일부 매체는 기사 페이지에 카카오톡 공유 버튼을 넣거나 뉴스레터 발송을 통해 직접 링크를 공유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버즈피드(BuzzFeed)와 같은 바이럴 매체는 “링크 복사(copy link)” 기능으로 유저가 URL을 복사해 가져갈 때도 그 횟수를 집계하여 다크 소셜 공유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삼기도 했습니다. 즉, 표면적인 SNS 공유 수치만으로는 콘텐츠 파급력을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미디어 업계에서도 숨은 공유까지 포함한 영향력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2. 여행 업계
여행산업은 다크 소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대표적 분야입니다. 사람들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가족이나 친구와 카톡 대화방에서 숙소 링크를 주고받고, 이메일로 항공권 정보를 공유하는 등 대부분 비공개 채널을 통해 협의합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여행 관련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용자 중 60%는 방문할 장소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링크를 공유하고, 함께 여행을 의논하는 과정에서 공유된 링크를 눌러본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실제로 예약이나 구매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처럼 여행 상품의 구매 여정에서 다크 소셜 대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여행사나 항공사들도 고객들이 카톡으로 공유하기 좋은 콘텐츠(목록형 가이드, 할인 코드 등)를 제공하거나 메신저 상담 채널을 운영하는 등 대응하고 있습니다.
3. B2B 의사결정 과정
다크 소셜은 기업 간 거래(B2B)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B2B 마케팅 전문가들은 “다크 소셜 없이는 복잡한 구매 여정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할 정도로, 기업 구매 결정에서 비공개 공유가 핵심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한 보고에 따르면 일반적인 B2B 구매에는 6~10명의 의사결정자가 관여하고 20개 이상의 접점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팀원들이 슬랙 같은 사내 채팅에 제품 링크를 올려 의견을 나누거나, 임원이 이메일로 사례 연구 PDF를 관련자들에게 돌리는 일이 최종 결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컨대 어떤 임원이 “이거 한 번 검토해보라”며 동료들에게 슬랙에 솔루션 링크를 공유하면, 이는 공식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실제 구매 여부에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한 SaaS 기업은 내부 실험을 통해 직원이 개인 슬랙 그룹에 공유한 링크를 보고 찾아온 웹사이트 방문자 중 주요 계정 15곳을 식별해내고, 그들을 영업 기회로 연결해 3건의 신규 거래를 성사시킨 사례도 있습니다. (출처) 이렇듯 B2B에서는 공개되지 않는 공간에서 콘텐츠가 공유되고 평가받는 다크 소셜 현상을 의식한 마케팅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마케터로서 다크 소셜을 받아들이는 방법
다크 소셜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해질 분야이며, 프라이버시 트렌드와 기술 발전에 따라 그 양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소비자 행동에 대응하기 위해 관점을 바꾸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모든 경로를 추적해내는 데 집착하기보다, 콘텐츠 자체의 매력과 공유 가치에 집중하여 자발적 입소문을 유도하는 전략이 중요해졌습니다.
또한 퍼스트 파티 데이터 전략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는 고객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정보나 자사 채널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쿠키나 픽셀에 의존하지 않고도 고객 여정을 파악하려는 노력입니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 회원가입이나 뉴스레터 구독을 통해 얻은 정보로 어둠 속 트래픽의 일부를 연결짓고, 설문조사나 피드백을 통해 숨은 공유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죠. 궁극적으로는 투명한 데이터 활용에 대한 약속과 함께 , 고객들이 기꺼이 참여하고 공유하고 싶어지는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다크 소셜 시대의 마케팅 핵심 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다크 소셜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블랙박스”와도 같습니다. 겉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 안에서 수많은 대화와 공유가 이루어지며, 소비자의 의사결정과 여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제 마케터들은 이 블랙박스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이해하려 노력해야 합니다. 완전히 투명하게 만들 순 없더라도, 다크 소셜을 고려한 데이터 분석과 창의적인 참여 전략을 통해 그 안에 숨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