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이모티콘과 짧은 말풍선들이 카톡창에 가득히 올라왔다.
여자애의 이리저리 튀는 듯한 글자들은 나에 대한 호감이 가득하다는 걸 알려줬다. 아이는 묻지 않아도 끊임없이 조잘거리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갓 스무살은 됐을까? 부러 나이를 묻진 않았다. 주말에 보기로 했다.
새카만 단발머리가 통통 튀며 뛰어왔다.숨이 차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도 잊지못하던 은혜는 어린 남자 아이를 보는것 같았다. 여자 아이지만 순박한 남자 아이같았다.
순박을 가장한 플러팅일까?
땀이 송글히 맺힌 눈썹 위로 앞머리가 들러붙어있었다. 재미있었다. 단순한 사람은 관계를 시작할 땐 싫어할 이유가 없다. 은혜는 얼마 늦지도 않았는데 미안하다 사과하고 볼에서 턱으로 미끄러지는 땀을 팔로 닦았다.
연한 파란색의 린넨셔츠와 청바지의 조합은 산뜻했다. 은혜는 린넨셔츠가 땀에 젖어 가슴팍과 등쪽이 달라붙은걸 눈치 챈건지 어쩔줄 몰라했다.
괜찮다며 은혜의 손을 잡고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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