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종사자 및 벤처투자자들을 위해 작은 오픈채팅방(<200)을 개설했습니다. 단순 뉴스클립이 아니라 깊은 공부와 고민이 필요한 주제에 대해 다뤄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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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투자자가 되기 위해선 먼저 “좋은 투자”를 정의해야 합니다.
좋은 투자란?
가장 먼저 1) 훌륭한 Trade Execution입니다. 일단 돈을 벌어야 “좋은 투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단순히 운이 좋아도 50% 확률로 주식에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only two possible outcomes).
그렇다면, 단순히 운이 좋은 것과 좋은 투자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주식이 올라갈 이유를 정확히 예측하였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핫한 Nvidia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ChatGPT 기점으로 Nvidia를 보유한 2명의 투자자가 있습니다.
투자자A는 ML enthusiast로 2012년 Geoffrey Hinton 팀의 AlexNet을 보고 깊게 감명 받습니다. AI시대가 코앞이고, 이 AI를 학습하기 위해선 Nvidia GPU가 사용된 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투자자B는 게임과 코인을 좋아합니다. 고사양 게임을 위해 Nvidia의 그래픽 카드를 자주 사용했었고, 코인 마이닝에도 GPU가 활용된다는 것을 인지합니다.
Nvidia는 현재 전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투자자A와 B 모두 훌륭한 Execution이었죠.
하지만, 이 둘에서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결과는 똑같지만 과정이 다릅니다.
투자자A는 아래 3가지를 예측했습니다:
- AI 웨이브는 거대할 것이고 조만간 세상을 바꿀 것이다
- 위 가정 하에 AI 밸류체인 내 하드웨어 레이어에서 밸류가 크게 수혜를 볼 것이다
- 그리고 하드웨어 레이어 및 GPU 플레이어 중 Nvidia가 제일 매력적이다
반면 투자자B는 운이 좋았죠. Nvidia 주가가 오를 것은 맞았지만, 이유는 틀렸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투자자라도 모든 사항을 다 맞출 순 없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로써 성장하고 지속 가능성을 구축하기 위해선 본인의 생각 프로세스에 대한 “explainability”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좋은 결정이었고, 어디서 틀렸는지에 대한 원인분석이 되야죠.
AI모델들과 비슷하게 투자자는 미래와 회사에 대한 가설을 세우고, 정확했으면 강화학습 (reinforcement learning), 틀렸으면 back-propagation 방식으로 꾸준히 학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억지 비유).
주식시장과 효율적 시장가설
효율적 시장가설(effiicent market hypothesis)이란 자본시장에서의 자산가격에는 그 자산의 가치에 관한 모든 공개된 정보가 반영된다는 이론이다. - 네이버
저희 같은 개미들이 얻게 되는 정보는 Insider Info가 아닌 이상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 X 회사에 대해 호재가 나왔다고 해서 주식을 사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가격에 다 반영되었기 때문이죠.
AI 산업이 앞으로 연간 40% 씩 성장한대! 이 회사가 마이크로소프트랑 협업을 시작한대! 다 소용 없습니다. 이미 이 사실은 옆 집 순자도 아는 사실이기에 가격에 다 반영되었고 이 뉴스로 알파(excess return)는 사라졌습니다.
대형 펀드들의 경우, 일시적인 단기차익(arbitrage)를 먹기 위해 수천억~수조원을 인프라에 투자합니다. 새로운 뉴스가 발생할 때 마다 알고리즘으로 회사/자산의 가치가 어떻게 변동하는지 계산하고 기회가 보인다면 trade execution까지 밀리초 단위로 집행합니다. 그리고 시장에서 arbitrage는 금방 사라지죠.
몇몇 헷지펀드들은 회사의 분기 실적발표 전, 시장 컨센서스와 실적에 대한 차익을 먹기 위해 회사 공장에 스파이를 심기도 하고, 드론을 띄워 매출규모를 추산하기도 하죠. 시장의 예상치보다 매출/현금흐름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 사고, 예상치보다 낮다면 공매도(short)합니다.
그러므로 저희 같은 개미들이 단기실적을 “월가”(전문가)보다 예측을 잘 하거나,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는 버려야 합니다. 이 단기 게임에선 개미들은 기관을 이길 수 없습니다.
“주식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이미 가격에 반영이 되었다면, 무엇을 보고 투자를 하라는 거지?”
저희(개미)는 회사의 단기실적에 집중하는 것보다 5년, 10년, 더 나아가 30년까지의 미래를 그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기 vs. 장기
In the short run, the market is a voting machine but in the long run, it is a weight machine. - Benjamin Graham
회사의 평가가치는 단순히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입니다. 아래와 같이 화폐의 시간 가치(time value of money)에 따라 가까운 미래의 현금흐름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각 년도마다 비중이 조금씩 하락하죠. 하지만 여전히 ∞ 미래(t>3)는 무한하기에 먼 미래가 회사 주가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illustration purpose only).
그렇다면 주식의 가격은 해당 회사의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시장 컨센선스(consensus)입니다. 각 투자자들은 해당 회사에 대한 Opinion, 또는 Thesis를 세우고 매수할지, 매도할지 결정하죠.
아래 3명의 투자자가 회사 A를 평가합니다. Year 1(t=1)에 대한 프로젝션은 투자자별로 차이가 크게 없죠. 하지만 시간이 길어질 수록 그 차이가 매우 커집니다.
CF Projection | Year 1 | Year 2 | Year 3 | Year 4 | Year 5 | … |
John | 100 | 110 | 120 | 130 | 140 | … |
Lisa | 95 | 124 | 161 | 209 | 271 | … |
Jason | 105 | 119 | 134 | 152 | 171 | … |
단기적 실적에선 투자자 별로 큰 차이가 있지 않습니다. 투자자 별로 단기실적(~1년)에 대한 프로젝션을 벨커브로 그려본다면 매우 tight하게 생기겠죠.
그 이유는 단기실적을 정확히 예측할 수 있도록 시장엔 이미 많은 정보가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가이던스를 제시하기도 하고, 재고현황이나 단기적으론 구매자 백로그/의도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서프라이즈의 정도가 크지 않습니다. (서프라이즈 델타가 낮으면 낮을 수록 주식 변동성, 즉 투자자가 “먹을 것”도 줄어듭니다.)
하지만 위 표에서 보이듯이 프로젝션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Year 5부턴 전문가 사이에서도 차이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5년 후 현금흐름에 대한 투자자 별 프로젝션을 벨커브로 그려본다면 아래와 같이 뚱뚱해지겠죠.
여기서 개미들에게도 알파 기회가 있습니다.
개미들은 단기적 실적에 대해선 월가보다 예측능력이 현저히 낮을 수 밖에 없죠. 이 단기실적을 예측하는데 필요한 인프라도 없고,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잘 이해하고 있는 회사, 내가 매일 사용하고 그 누구보다 프로덕트, 서비스, 사업모델의 가치를 잘 이해한다면 월가보다도 특정 주가의 장기적 펀더멘탈에 더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습니다.
주식투자 예시
개미투자자로써 저는 주식을 볼 때 매우 단순히 생각합니다. 아래 2가지 사항만 파악하려고 합니다:
1) 시장에서 모르고 있는 나만의 인사이트를 갖고 있어?
2) 시장에서 내가 갖고 있는 인사이트를 알게 되면 주식이 오를까?
제가 매우 오랫동안 들고 있었던 Chipotle Mexican Grill (CMG) 회사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CMG를 처음 산 것은 2019년 11월 경이며 지금까지 팔지 않고 쭉 Hold 했습니다.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IRR 약 40%, 총 멀티플은 4.5x 수준입니다. 물론, 최근 코인이나 엔비디아처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미친 수익률은 아니지만 제가 좋아하는 회사에 투자해서 저에겐 만족스러운 수익률입니다.
당연히 CMG는 제가 투자한 많은 주식 종목 중 하나일 뿐이고 잘 안 된 케이스도 많습니다.
2019년 11월부터 현재까지 CMG와 S&P500 주가 추이
저는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경제, 경영과 주식투자에 빠지게 되면서 직접 실행하고 싶은 마음에 부모님의 돈을 위탁 받아 주식을 시작했습니다.
부모님의 돈인 만큼 안전하게 운영되도록 포트폴리오 이론에 맞게 주식을 배분했고, 내가 잘 이해할 수 있는 회사들로 처음 주식을 투자했습니다.
사회 초년생이 비즈니스 모델과 프로덕트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주식은 음식점이었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때 제가 가장 많이 찾던 Chipotle Mexican Grill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Chipotle를 좋게 생각한 이유
Chipotle는 미국의 fast-casual 프랜차이즈입니다. 국내엔 Chipotle의 copycat인 쿠차라를 생각하시면 됩니다. 분석을 많이 할 필요도 없었고, 투자를 한 이유는 매우 단순했습니다.
- 개인적으로 저는 매우 팔기 어려운 소비자라고 생각합니다. 조금만 가격이 비싸더라도, 조금만 불편하더라도, 조금만 CS가 부족하더라도 구매를 중단합니다. 그럼으로 저에게 지속적으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서비스는 투자할 만한 회사라고 믿고 있습니다. 치폴레는 대학생 시절 돈도 부족했던 저에게 지속적으로 과금을 유도한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 식당을 가면 항상 꽉 차있습니다. 그리고 O&M이 매우 단순합니다. 조리방식과 서빙방식이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아무리 줄이 길어도 5분 내로는 음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치폴레의 주 메뉴는 비빔밥처럼 생각하시면 됩니다. 용기 하나에 재료를 다 때려 넣어서 조리하고, 먹는 것도 편해서 회전률이 다른 프랜차이즈 대비 월등히 빠릅니다.
- 앉아서 먹을 자리가 없다 하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음식 Form Factor가 매우 단순하고 차갑게 먹어도 맛이 유지되기 때문에 테이크아웃 해도 무방합니다.
- 저 뿐만 아니라 제 친구들도 다 좋아합니다. 인종/문화 무관(아시안, 라티노, 백인, 흑인 등)합니다.
- Chipotle는 프랜차이즈 지점이 없습니다. 100% company-owned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100% company-owned입니다. 또한, 미국 내에서만 운영되었습니다.
- 이렇게 사람들이 사랑하고 훌륭한 프로덕트를 만들고 있는데 글로벌 확장 및 프랜차이즈 확장은 no-brainer 였습니다. 여전히 프랜차이즈 사업은 하고 있지 않고, 유럽에만 일부분 확장하였습니다.
- 또한, Chipotle는 로열티 프로그램도 별도로 없었습니다. 맥도날드 또한 로열티 프로그램이 없지만 다양한 마케팅 캠페인 (해피밀 장난감, 광고, BTS 협업 등)을 진행하고, 타 fast-casual 레스토랑 (Starbucks, Panera Bread, Buffalo Wild Wings 등)은 모두 리텐션을 높이기 위해 로열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 로열티 프로그램과 별도 집중 마케팅 캠페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충성도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것 또한 no-brainer 였습니다.
- 배달도 있습니다. 2019년엔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배달이 보편화된 서비스가 아니었습니다. 이제 막 Postmates, Uber Eats 같은 서비스가 나오고 있었고 Chipotle의 상품 form factor는 배달로 최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치폴레 투자논리
제 투자논리는 매우 단순합니다. 차트 분석 매매도 아니고, 정밀한 DCF 밸류에이션을 한 것도 아닙니다. 왜냐하면 개미로써 주식투자는 생각보다 매우 단순한 싸움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주가엔 모든 시장정보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주가는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이 해당 주식을 분석하고 내린 결론의 집합체(즉, 평균 or 컨센서스)이죠. 그럼으로 개미들은 이 “평균”보다 회사의 미래에 대해 더 잘 예측할 수 있으면 되죠. 과연 “평균”이 치폴레의 미래를 더 잘 그릴 수 있을까요? 아님 매일 하루에 한 끼씩 프로덕트를 즐기고, 다양한 치폴레 매장을 방문하는 사람이 더 정확할까요?
치폴레의 그로쓰 드라이버(growth driver)는 너무나도 충만하고 no-brainer라고 생각했고, 제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시장의 “컨센서스”는 분명히 해당 주식을 저평가하고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투자 이후 5년…
Metric | Chipotle 2019 | Chipotle 2023 | McDonald's 2019 | McDonald's 2023 |
Total Revenue (in billions) | 5.6 | 9.87 | 21.08 | 25.76 |
Number of Locations | 2580 | 3371 | 38680 | 40706 |
Same Store Sales | 11% | 7.50% | 5.90% | 10.90% |
Gross Profit Margin | 34.10% | 39.10% | 57.90% | 57.93% |
Restaurant-Level Operating Margin | 20.50% | 25.60% | 45.40% | 45.99% |
Average Sales per Location (in millions) | 2.2 | 2.93 | 1.35 | 1.52 |
ChatGPT에서 뽑아온 데이터로 실제 데이터와 상이할 수 있습니다.
2019년~2023년 치폴레 주요 KPI
- Chipotle의 매장 수는 맥도날드의 5% 수준이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또는 글로벌 확장으로 충분히 매장 수를 더 넓혀나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 레스토랑(또는 점포사업)의 가장 중요한 KPI인 Same Store Sales는 11%로 꾸준히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는 사업이라는 것에 대해 확신을 주었습니다.
- GP마진 및 EBIT 마진은 패스트푸드 업체들 대비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더 높은 퀄리티와 고객경험이 특징인 패스트 캐주얼 회사라면 어쩔 수 없죠. 다만, 점포확장과 economies of scale을 통해 마진률 개선이 가능해 보였습니다.
- 역시 매장 당 매출은 매우 높은 수준이었습니다. 회전률이 매우 높고, 빠른 식사속도를 위해 최적화된 form factor, 테이크아웃에도 무방하여 점포당 매출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고 실제로 데이터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추후 로열티 프로그램, 배달 등이 활성화 될 경우,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Conclusion
사실 stock picking은 개미에겐 과학보다는 예술 (more art than science)에 가깝습니다. 저는 우리가 기관보다 트레이딩 영역에서 뛰어날 수 없고, 이러한 분석을 할 시간도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자본을 “알파” 베팅에 할당하여, 자신의 강점을 살려 역량 범위 내에서 투자하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엔 이번 투자에서 만큼은 제가 구두쇠인 것이 잘 작용했죠.
이러한 방식은 자극적인 유튜브나 온라인 강의에서 1달 만에 200배의 수익을 보장하지 않지만, 개인 투자자가 주식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하고 입증된 방법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컨빅션이 높고, 남들과 다른 독창적인 베팅을 할 수록 기대수익이 높아질 것입니다.
Micron, the DRAM firm that Simplot backed, at first seemed guaranteed to fail… However, as all of Silicon Valley’s tech titans were fleeing DRAM chips amid the Japanese onslaught, Simplot instinctively understood that Ward and Joe Parkinson were entering the memory market at exactly the right time… He’d been through enough harvests to know that the best time to buy a commodity business was when prices were depressed and everyone else was in liquidation. Simplot decided to back Micron with $1 million. He’d later put in millions more… Simplot’s first $1 million investment eventually ballooned into a billion-dollar stake. - Chip War by Chris M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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