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리더(PL)가 말하는 AI 플랫폼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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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 회사 내부에서 사용할 AI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제가 속한 곳도 마찬가지로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과제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제가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의 PL(프로젝트 리더)로서 겪은 여정과 그 과정에서 느낀 점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1.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 개요
생성 AI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총 5개월간 진행되었습니다. 주요 목표는 전 그룹사 임직원들이 AI를 업무에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보안성 강화와 기능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AI 플랫폼 기능은 크게 두 가지 기능으로 나뉩니다. 첫째, ChatGPT나 DALL-E, BingChat과 같은 상용 AI 서비스를 AI 플랫폼에서 한 번에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신 사내 데이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보안 기능을 강화하였습니다. 보안 강화 기능에는 형태소를 분리하여 더 정교하게 금칙어를 적용하는 기술과 NER 등 패턴을 감지하여 개인정보를 탐지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하여 사용하였습니다. 금칙어나 입력 프롬프트의 최대 길이와 같은 보안 요소들은 각 그룹사의 담당자가 수정할 수 있게 관리자페이지를 제공합니다.
둘째, 우리 그룹의 자체 데이터를 학습시킨 로컬 모델로 더 안전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했습니다. 상용 AI가 아닌 자체 모델을 구축하여 대화형 챗봇, 번역, 요약, 메일 작성, 코드생성, 크로마키 등 업무에 필요한 AI 기능을 제공합니다. 우리 회사의 데이터를 학습했기 때문에 회사 내 정보에 대해서는 상용 AI보다 할루시네이션이 훨씬 적습니다. 또한 우리 데이터가 외부로 노출될 위험도 없습니다. 그리고 모델의 수정이 자유로워서 추가 학습이나 최적화를 통해 정확도와 속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었습니다.
2. 프로젝트의 주요 원칙
프로젝트 과정에서는 늘 그렇듯이 끊임없이 변경되는 요구사항과 추가 기능 요청에 대응해야 했습니다. 프로젝트는 수많은 수정 사항과 추가 기능들이 수시로 제안되었고, 갑자기 적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는 프로젝트의 방향성과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였기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입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초기에 설정한 두 가지 주요 원칙, 즉 보안성과 편의성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한 상태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크고 작은 변화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프로젝트 진행 초기에 주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몸소 경험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완벽한 프로젝트는 결코 없으며 언제나 다가오는 변경 사항과 리스크에 잘 대응해야 합니다. 이때 견고하게 세운 원칙이 있다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핵심 가치는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좋은 PL이 되기 위한 PM 스터디
좋은 프로젝트 리더가 되기 위해 개인적으로 PM 스터디를 진행했습니다. 이 스터디는 주로 개발 직무이지만 여러 상황으로 인해 첫 PL 혹은 PM을 맡게 된 분들을 모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초보 PL에게 도움을 줄 전문 PM을 섭외하여 함께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PO(프로덕트 오너)'라는 책을 중심으로 함께 나눠 읽고, 각자 프로덕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를 토론하였습니다. PO 책에는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프로덕트를 만들고 관리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프로덕트 오너의 행동과 자세가 잘 담겨있었고, 이 내용을 선배 PM들과 실질적으로 내 프로젝트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출처: yes24)
추가로 '프로덕트 매니저는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책을 읽으면서 PM에 대한 이해도 넓혔습니다. 이러한 책들과 그룹 스터디는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PM이나 팀장님께 어떻게 질문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초보 상태에서 친절한 가이드가 되어 주었습니다. 스터디의 효과를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4. 협력의 중요성
A부터 Z까지 AI 플랫폼의 모든 것을 팀에서 자체 구축해야 했기 때문에 다양한 직무의 개발자들이 다수 모였습니다. 이 프로젝트에는 백엔드 개발자, 프론트엔드 개발자, 인프라 전문가, 그리고 AI 모델 개발자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각각 자기 기술과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다양한 측면에 기여했습니다.
백엔드 개발자: 데이터 관리, 서버 사이드 로직, DB 설계 및 생성 등의 핵심 기능을 개발하여 프로젝트의 기초를 마련했습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사용자 경험(UX) 설계를 통해 최종 사용자가 효율적으로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인프라: 서버, 네트워크, 클라우드 서비스를 관리하며 프로젝트의 안정성과 확장성을 보장했습니다.
AI 모델 개발자: 데이터 분석 및 모델링을 통해 프로젝트의 핵심인 인공지능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모여 협력함으로써, AI 플랫폼을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각 팀원 간의 효과적인 소통과 협력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을 정말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기적인 회의, 투명한 의사소통, 그리고 유연한 문제 해결 접근법이 필요했습니다. 다양한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작업할 때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이슈가 발생했을 때 다양한 각도에서 동시에 고민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PL은 다양한 개발자들과 긴밀히 소통해야 하므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직무별로 메신저 방을 만들어 소통했고, 변경 사항이 있으면 신속하고 투명하게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또한 스몰 토크와 개인적인 칭찬도 아끼지 않았습니다. 특히 스몰 토크의 유무가 관계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PL이 본 일 잘하는 개발자란
프로젝트 리더(PL)를 경험하면서 일을 잘하는 개발자에 대한 새로운 저만의 정의가 생겼습니다. 일을 잘하는 개발자란 단순히 자신에게 맡겨진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넘어섭니다. 자신의 역할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프로젝트 전체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경우 자신의 영역을 살짝 벗어나 기여할 줄도 아는 사람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개발자들이 협력하는 환경에서 '그레이 존'은 필연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레이 존은 정말 많은 데 비해 이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기여하는 개발자는 적습니다. 프로젝트를 전체적인 시각으로 이해하려 하고, 그레이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개발자는 정말 귀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될 것입니다.
나의 영역에 대한 책임감과 프로젝트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된다면 나만이 발견할 수 있는 이슈들도 나오게 됩니다. 이러한 이슈도 먼저 발견하고 보고하여 처리한다면 더 가치가 높은 개발자가 될 것입니다. 단순히 프로젝트 관리자가 맡기는 일만 처리한다면 더 나은 개발자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변화가 많은 프로젝트의 성공은 팀원 각자가 숨은 영역과 이슈를 함께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데 달려있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6. 마치는 글
프로젝트 리더(PL)로서의 첫 경험은 저에게 예상치 못한 많은 교훈을 주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프로젝트에 대한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입니다. 개발자로서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이는 프로젝트를 보는 방식뿐만 아니라, 앞으로 제게 주어지는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다양한 개발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수많은 요구와 문의에 대응하면서, 팀워크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핵심임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제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프로젝트 리더로서 겪은 시행착오들은 단순히 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넘어서는 교훈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AI 개발자 및 모든 개발자에게도 이러한 경험을 권장하며, 이를 통해 더 넓은 시야와 교훈을 얻기를 바랍니다.
이 아티클은 AI 히어로즈 전문 필진
무니(AI 엔지니어)
님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