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vs 중국 AI칩 전쟁: 중국, 엔비디아 AI칩 못산다고?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AI 칩 수출 제한 정책을 강화하고, 중국은 이에 대항하여 우회 경로를 개척하고 나섰습니다.
Jan 16, 2024
미국 vs 중국 AI칩 전쟁: 중국, 엔비디아 AI칩 못산다고?

⏳3min

인공지능 시장에서의 미국과 중국 간의 상호 견제가 심상치 않습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AI 칩 수출 제한 정책을 강화하고, 중국은 이에 대항하여 우회 경로를 개척하고 나섰습니다. 미·중 전쟁이 인공지능 시장에서도 벌어지는 걸까요? 당신의 삶을 더 편하게 만들어 줄 오늘의 AI 스토리, 시작하겠습니다.

1. AI칩 수출 제재를 확대한 미국

미국 대중국 ai칩 수출 규제 강화

 (이미지 출처: https://imnews.imbc.com/news/2023/world/article/6498029_36133.html)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저사양 인공지능 칩에 대해서도 중국 수출을 금지해 사실상 모든 AI 칩의 중국 수출을 원천 차단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로이터는 23년 12월 17일(현지 시간), 미국 상무부가 첨단 AI 칩과 반도체 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한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새로운 규정이 지난해 10월 내놓은 대중국 AI 칩 수출 제한 조치의 허점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죠. 지나 라이몬도 상무부 장관은 “중국 군사 응용 분야에 필수적인 인공 지능과 첨단 컴퓨팅 기술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조치는 구체적으로 ▲AI칩 규제 강화 ▲제재 우회 차단 ▲중국기업 13곳 제재 대상 추가 등으로 구성됐습니다. 이번 규제는 30일 후 발효될 예정입니다.

미국은 먼저 첨단 AI 칩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통제 기준을 확대했습니다. 기술적으로 제재를 우회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AI 칩에 대한 '성능 밀도' 기준을 추가하고 내부 통신 속도 기준을 제외했죠. 성능 밀도를 제한하는 것은 작은 칩들을 결합해 완전한 칩을 만드는 ‘칩렛(chiplets)’ 기술로 통제 기준을 위반하는 더 큰 칩을 비밀리에 조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인 'A800'과 'H800'의 수출도 통제됩니다. 이 칩은 미국 기업인 엔비디아가 대중국 수출 통제를 피하기 위해 기존 'A100'과 'H100' 칩의 성능을 낮춘 제품입니다.

아울러 상무부는 AI 칩 제재 기준 바로 아래에 있는 일부 특정 칩을 수출할 경우까지 사전에 정부에 통지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또 중국의 제재 우회를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나 마카오는 물론 미국의 무기 금수 대상 국가에 위치한 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도 통제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무기 금수 국가에 반도체 장비를 판매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라이선스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절차가 매우 복잡해지죠. 참고로 무기 금수 대상 국가는 이란, 러시아, 벨라루스, 아프가니스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등 21개국입니다.

2. 미국의 제재에 맞대응하는 중국

미국 ai칩 수출 규제 중국 대응

(이미지 출처: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466595)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 정면으로 맞서는 모습입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이 인공지능(AI) 개발에서 국가와 정치체제에 상관없이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글로벌 AI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이 대(對)중국 수출통제 대상에 저사양 AI 반도체를 추가한 다음 날 나온 이야기라는 점에서 미국에 대한 대응 조치라고 분석됩니다. 특히 미국의 이번 추가 규제로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12월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가 전날 열린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정상 포럼’에서 이 같은 이니셔티브를 제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포럼에 참여한 정상들에게 “일방적 제재와 경제적 억압, 디커플링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다른 국가와의 교류를 강화하며 ‘질서 있고 건전하며 안전한’ AI 개발을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이니셔티브에서 “모든 나라가 AI 개발에서 상호 존중하며 규모, 국력, 사회 시스템과 무관하게 동등한 권리·기회·규칙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다른 나라의 AI 개발을 막고자 이념적 선을 긋거나 배타적 그룹을 만드는 데 반대하고, 기술적 독점과 일방적인 강압으로 장벽을 세우거나 공급망을 파괴하는 데도 반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3. 미국 반도체 제재 우회 거점이 된 말레이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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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 수출 제재를 피해 말레이시아에서 고사양 반도체를 생산하는 우회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향후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것에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읽히는데요. 로이터는 12월 18일(현지 시각) 미국의 반도체 규제를 피하기 위해 중국의 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첨단 패키징 공정을 말레이시아 기업에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 말레이시아에 외주를 맡긴 것은 GPU 패키징만으로, 반도체 웨이퍼 제조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국 정부는 중국이 AI 반도체와 같은 주요 분야에서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강도 높은 수출 규제를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 규제 확대와 AI 붐으로 인해 소규모 중국 반도체 설계회사는 현지에서 최첨단 반도체 패키징 서비스를 충분하게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죠. 말레이시아가 반도체 공급망의 주요 허브라는 점도 주목해서 보아야 합니다. 현재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패키징, 조립, 테스트 시장의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이 말레이시아의 패키징 비중을 늘리는 것은 공급망의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로이터는 “중국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망을 중국 이외 지역으로 다변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라며 “언제든 미국 정부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즉,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패키징 관련 규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중국 반도체기업들이 말레이시아를 통해 반도체 제조를 맡긴다면 안정적인 공급망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상황이 알려진 만큼 미국 정부에서 중국 반도체 기업의 우회로를 차단할 수 있는 새 규제를 마련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과연 미국은 어떤 방법으로 중국을 제재하게 될까요?

4. 미국과 중국의 AI 전쟁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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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wikileaks-kr.org/news/articleView.html?idxno=119846)

다행인 점은 정부와 반도체 업계가 미국 상무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추가 조치와 관련해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는 것입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월 18일 “첨단 AI 칩의 경우 국내 생산이 미미하고, 소비자용 칩은 통제 면제가 가능해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산업부는 “반도체 장비의 경우에도 이미 우리 기업들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승인을 획득해 이번 조치로 인한 영향은 거의 없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추가 조치는 첨단 AI 칩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통제 기준을 확대하고, 적용 대상을 중국과 안보 우려국 내 본사를 둔 기업까지만 포함한 것입니다.

또 국내 메모리 업계도 엔비디아 AI 칩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고 있기는 하지만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정조준한 엔비디아 저사양 AI 칩에는 현재 최신 규격인 4세대 HBM3보다 더 이전 세대인 구형 HBM이 탑재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저사양 제품은 매출 측면에서 미칠 수 있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다만 반도체 시장이 이제 막 회복하려는 시점에 내려진 이번 조치는 수요 심리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효과를 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부 간 협의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메모리반도체 공장은 수출통제 예외 대상으로 지정됐기 때문에 단기적인 악영향은 피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제재가 지속된다고 가정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미리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시장에서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와 중국의 대응, 그리고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까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 재미있는 AI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이 아티클은 AI 히어로즈 전문 필진
에이미(AI 크리에이터)
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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